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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사업' 韓ㆍ美 갈등 심화

정부 "조기성사" 美 "핵문제 연계 속도조절" 맞서<br>전략물자등 北반입 우려 불식할 방안마련 서둘러야

남북간 경제협력의 상징인 ‘개성공단 사업’을 놓고 한국과 미국간에 미묘한 갈등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정부는 개성공단 사업을 조기에 성사시켜 교착된 남북관계를 적극 돌파하려는 입장인 데 반해 미국은 핵 문제의 우선 해결을 요구하면서 사업의 속도 조절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의회조사국(CRS) 동아시아 전문가인 마크 매닌 박사는 지난 27일 미국 뉴저지주에서 열린 주미한국상공회의소(KOCHAM) 초청 강연에서 북한 핵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남북한이 개성공단 사업을 밀어붙일 경우 한ㆍ미관계의 ‘균열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매닌 박사는 “개성공단 사업이 미국 정부의 관리들로부터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면서 “11월 대통령 선거에서 누가 승리하더라도 북핵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개성공단 사업을 강행하는 데는 반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정부가 개성공단 사업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에 대해 그는 “민감한 물자와 공작기계류 등이 북한에 반입될 수 있고 아직도 테러지원 국가로 분류돼 있는 북한에서 생산된 물품이 미국으로 수출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한 듯, 최근 들어 크리스토퍼 힐 주한 미국대사와 문정인 동북아시대 위원장이 상반된 발언을 표출해 눈길을 끌었다. 힐 대사는 지난 25일 열린 민화협 특강에서 “개성공단 사업에 대해 큰 기대를 걸지 않는 게 좋겠다”고 폄하하면서 “북한 핵 문제 해결은 6자회담 틀 안에서 이뤄져야 하며 이 과정에서 중재자는 필요 없다”고 언급, 시민단체 등의 반발을 샀다. 이에 대해 문정인 위원장은 26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힐 대사가 그렇게 보는 데는 그 나름의 시각이 있다고 보지만 우리는 다른 시각을 갖고 있다”며 “개성공단 자체에 대한 새로운 법과 제도를 만들고 한국을 포함해 다른 나라의 투자자에 대해 아주 유리한 기업 여건을 만들 것이기 때문에 비관적으로 보지 않는다”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학계에서는 양국간에 엄연한 시각 차이가 존재하는 만큼 한국 정부가 미국을 설득할 수 있는 대항논리를 적극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영윤 통일연구원 박사는 “첨단 기술 장비 등의 북한 반입에 대해 미국이 예민하게 생각하는 데 이를 불식시키려면 장비를 실질적으로 관리하고 운영하는 것은 남한 기업이라는 것을 설득시켜야 한다”며 “양국간에 마찰이 있는 부분에 대해 최대한 외교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통일부 당국자는 “전략 물자 반출에 대해서 미국 상무부와 협의가 거의 마무리 단계”라며 “13개 업체의 물자 반입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고 2개 업체만 추후에 논의하면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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