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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자금조달 창구 회사채로 급속 이동

증시 부진·저금리 기조 따라<br>발행물량 전달보다 배 급증<br>현대重 등 예고… 더 늘 듯


유럽 재정위기로 국내 증시가 극심한 부진을 보이자 기업들의 자금조달 창구가 주식시장에서 회사채시장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저금리 기조가 갈수록 강화되고 있는데다 기업들의 현금 선확보 움직임까지 겹치면서 당분간 이러한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들어 23일까지 국내 기업들의 회사채 순발행액 규모는 5조4,047억원으로 지난달(2조1,890억원)과 비교해 두 배 이상 급증하며 올 들어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특히 현대중공업이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7,000억원의 회사채를 내놓을 준비를 하고 있고 한화(1,500억원), 율촌화학(400억원) 등도 운영 또는 시설자금 마련을 위한 발행 계획을 세워놓고 있어 앞으로 회사채 발행물량은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기업들이 회사채시장으로 몰리고 있는 것은 유럽 재정위기가 다시 부각되면서 주요 자금조달 창구인 주식시장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투자자들의 기업공개(IPO)나 유상증자 외면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손쉽게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회사채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업들의 주식 발행금액은 9,14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6조6,851억원)와 비교해 5조7,438억원(86.3%) 줄었다. 특히 IPO로 상반기 9건, 2,479억원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46건, 1조6,114억원)에 비해 5분의1 수준으로 떨어졌다. 유상증자도 6,664억원에 그쳐 1년 전(5조467억원)보다 크게 감소했다.



최근 저금리 기조가 더욱 강화되고 있는 것도 기업들이 회사채시장으로 몰리는 이유로 꼽힌다. 비록 한국은행이 최근 기준금리를 3.25%에서 3.00%로 낮췄지만 앞으로 추가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기관의 회사채 수요를 부채질하고 있는 것도 회사채시장으로 기업들이 몰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올 초 4.21%에 달했던 AA-급 3년물 회사채 금리는 23일 3.41%로 0.80%나 떨어지며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 증권사 회사채 담당 관계자는 "회사채 발행이 늘고 있는 점은 유럽 재정위기 우려가 재차 부각되고 있는 상황에서 저금리 기조로 회사채 발행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점과 관련이 깊다"며 "특히 금리 추가 인하에 대한 기대감으로 기관 등의 수요가 살아나고 있어 앞으로 회사채 발행은 한층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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