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고급화 부문에서 서울의 경쟁력이 세계 주요 도시는 물론 중국에도 뒤져 최하위권으로 밀려난 것으로 드러났다. IT 등 주력 산업에서 중국의 성장속도가 한국을 위협하는 가운데 도시 글로벌 경쟁력마저 중국에 순위를 내줘야 할 상황에 몰린 것이다. 산업 고급화 등 특정 부문을 뺀 전체 경쟁력 순위에서 서울은 그나마 아시아 3위를 기록했으나 지방 대도시인 부산ㆍ울산 등은 중국 주요 도시보다 한참 밀리고 있다. 19일 강승호 인천발전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 주요 대도시권의 경쟁력과 우리에 대한 시사점’ 보고서에서 이같이 진단했다. 보고서는 중국 사회과학원이 전세계 110개 도시의 글로벌 경쟁력을 분석한 자료 가운데 한ㆍ중ㆍ일 3국 도시간 경쟁력 차이를 따로 뽑아 작성됐다. 중국 사회과학원은 ▦지역 GDP 비중 ▦1인당 GDP ▦노동생산성 ▦성장률(3년) ▦취업률 ▦첨단산업과 생산적 서비스업 취업 비중 ▦에너지 효율성 등 7가지 부문에서 개별 순위를 매기고 이를 토대로 종합성적을 산출했다. 조사가 이뤄진 주요 도시를 보면 한국은 서울ㆍ부산ㆍ울산 3곳, 중국은 상하이ㆍ베이징ㆍ선전 등 22곳, 일본은 도쿄ㆍ오사카 등 9곳이다. 조사 결과 종합순위에서 울산ㆍ부산 등 한국의 주요 대도시는 각각 96위, 102위를 기록했다. 조사 대상 110개 도시 가운데 거의 꼴찌 수준이다. 반면 중국은 상하이 69위, 베이징 70위, 청두 94위, 항저우 85위 등을 기록, 이미 우리나라 주요 도시보다 글로벌 경쟁력에서 앞서 있는 상태다. 서울은 종합순위 27위로 도쿄 11위, 홍콩 19위에 이어 아시아에서 3위의 경쟁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산업 고급화를 뜻하는 첨단산업과 생산적 서비스업 취업 비중은 102위로 꼴찌나 다름없다. 산업 고급화 순위에서 중국의 조사 대상 22곳 가운데 서울보다 경쟁력이 뒤지는 곳은 단 2곳뿐이다. 아울러 부산ㆍ울산의 산업 고급화 순위도 각각 109위, 110위로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강 연구위원은 “중국은 겉으로는 균형발전을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주요 대도시를 더욱 키워나가고 있다”며 “최근 중국 도시들은 전자통신 등 IT 산업 발전으로 지역산업이 고급화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강 연구위원은 “한국의 주요 도시는 이와 대조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들 지역의 성장속도를 고려한 대응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우리의 도시 경쟁력은 일본보다 한참 뒤지고 이제 중국에도 밀리며 넛크래커가 돼가고 있다. 현재 산업자원부 주관으로 40여 기관이 참여한 가운데 가동되고 있는 ‘중국 경제 모니터링 시스템’에서 인천연은 한중 도시 경쟁력 비교에 대한 분석ㆍ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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