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신 성장엔진을 찾아라] 삼성
입력2003-12-31 00:00:00
수정
2003.12.31 00:00:00
김영기 기자
삼성그룹은 2004년 경영 방침으로 `글로벌 인류기업 구현`을 설정했다. 이학수 삼성 구조조정본부장은 지난 해 12월 22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2003년은 경쟁력을 확보하는 한해였다”며 “이제 확보된 경쟁력으로 일류로 평가 받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은 이 같은 의지를 반영, 내년에 15조원이 넘는 사상 최대의 투자 목표를 세웠고, 그룹이 설립된 이후 가장 많은 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2004년, 초일류 도약 위한 진검 승부= 삼성그룹의 최대 캐시카우 사업인 메모리반도체. 삼성전자는 지난해 판매한 6,000만개중 700만개만 국내에서 팔고 나머지는 모조리 해외에 팔아 넘겼다. 이학수 본부장은 “이제 세계 시장에서 1등을 하지 못하면 살아남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1등 품목 만들기에 대한 삼성의 작업은 총수인 이건희 회장의 열정에서 출발한다. 이 회장은 지난달 송년 사장단회의에서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남들과 경쟁해서 1등을 하든지(No.1), 남들이 안하는 것을 갖고 1등을 하든지(Only 1) 둘 중에 하나는 해야 한다”며 월드베스트 제품 확대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 회장의 이 같은 지적은 지난해 잇따라 열린 사업부별 전략회의에서 입증됐다. 휴대폰 사업의 경우 현재 10%의 점유율로 2~3위권 이지만, 늦어도 오는 2010년까지는 25%의 점유율을 올려 노키아를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라선다는 방침이다. 디지털TV도 2005년 세계 시장 점유율 20%로 1위에 오른 뒤 2007년에는 25%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은 이와 함께 프린터 부문에서도 5년내 세계 시장 점유율 28%로 HP, 캐논 등과 함께 세계 톱3에 진입키로 했다. 홈씨어터 부분도 기술 경쟁력의 조기 확보를 위해 해외 오디오 전문업체들과 제휴ㆍ협력을 강화해 2007년까지는 점유율을 14%선까지 끌어 올린다는 야심이다.
이회장은 “이제는 부품이 아닌 첨단 세트 제품에서도 세계 1등이 나와야 할 때”라며 `넘버 원 삼성`에 대한 끊임없는 욕구를 나타냈다.
핵심 사업부분인 반도체의 1위 전략도 가시화하고 있다. 이미 독보적 위치에 올라있는 메모리반도체는 물론 비메모리에 대한 과감한 육성을 통해 2010년이면 인텔을 제칠 것이라는 전망이 점차 현실화하는 조짐이다.
◇명실상부한 초일류 브랜드 만들기= 이학수 본부장은 “이제 일부 글로벌 시장에서는 소니보다도 삼성을 알아준다”며 삼성 브랜드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이는 지난해 세계적인 브랜드 평가기관인 `인터브랜드`의 평가 결과에서 드러났다. 이 기관에 따르면 삼성의 브랜드 가치는 지난해 현재 108억달러로 세계 25위. 지난 3년 동안 무려 2배에 달할 정도로 삼성의 브랜드 가치는 급성장했다. 삼성은 브랜드 순위를 20위 이내로 끌어 올린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계획은 세계 시장내 삼성 제품의 활약에서 단순히 목표로만 끝나지 않을 것임을 보여준다. 삼성전자 프로젝션 TV의 경우 경쟁사보다 20% 이상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대당 3,000달러를 넘는 고급 TV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휴대폰에 이은 고급화 전략의 승리인 셈이다.
세계 명품의 메카인 이탈리아에서는 유명 선진 메이커들을 제치고 10위권내에 드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공격적 투자 통해 우위 선점= 삼성은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올해 어느 해보다 많은 투자계획을 세웠다. 당초 10조원 규모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던 시설투자는 11조1,000억원까지 늘어났다. 화성 반도체 공장과 삼성SDI의 PDP 생산라인 등 차세대 신수종 사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 전략을 보여주는 것이다. R&D 투자도 어느 해보다 높게 설정됐다. 지난해 3조7,000억원 이었던게 올해에는 4조4,000억원으로 확대 책정됐다. 결국 지난해보다 17%나 급증한 15조5,000억원의 대규모 투자가 계획된 셈이다.
그룹측은 “국내 여건이 어렵더라도 세계 일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투자 만큼은 적극적으로 실시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나눔ㆍ상생경영 본격화] 소외계층 찾아 `낮은 곳으로`
글로벌 기업과 함께 2004년 한해 삼성그룹이 내세운 경영 좌표 중 또 다른 하나가 바로 `나눔경경`과 `상생경영`이다. 이건희 회장은 신경영 발표 이후 그룹 경영진에게 기업의 사회 공헌활동을 강조해왔다.
◇나눔 경영= 이 회장은 지난해말 송년 사장단 회의에서 “경영성과를 나눠 어려운 이웃에게 희망을 주도록 배려하라”는 특별 지시를 내렸다. 삼성은 이에 따라 소년 소녀 가장 전세대를 대상으로 103억원에 이르는 생활 보조비를 지원하는 등 총 203억원을 사회에 환원하기로 했다. 아울러 그룹 내 50개 사업장별 자매결연을 통해 농촌 봉사 활동을 실시해 나갈 방침이다.
나눔 경영은 사회문제로 부각된 청년 실업 해소를 위한 의지로도 드러났다. 삼성은 지난해 전년 대비 25%나 증가한 6,700명의 대졸 신입사원을 채용한데 이어 올해에도 7,000명선의 채용을 계획하고 있다. 특히 이중 80%를 이공계로 뽑고, 여성인력에 30%나 할애하는 등 국가적인 시책을 선두에서 실행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회장은 “한창 일해야 할 청년들에게 보다 많은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도 경영자가 해야 할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상생경영= 이 회장은 최근 사장단 회의에서 “나라 전체의 GDP를 높이려면 중소기업이 커야 한다”며 “협력 업체가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이는 지난해말 `상생경영`이라는 이름으로 곧바로 현실화했다.
이학수 구조조정본부장은 “대를 이어도 수지가 맞아야 한다. 기업주가 아들에게 사업을 넘겨주고 싶어야 한다”며 차제에 중소기업 문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키로 했다고 말했다. 삼성은 이에 따라 최근 3개월간 협력회사를 일일이 방문, 현장을 점검해왔고 주력사인 삼성전자를 통해 총 1조원 규모를 350개 협력업체에 지원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1차 방안을 내놓았다.
협력 업체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단순히 자금 측면의 지원 뿐 아니라 기술과 재무 등의 전문인력을 만들도록 지원하고, 나아가 협력회사의 경영자 양성과정을 운영하는 등 1등 품목뿐 아니라 협력업체에도 `수종 기업`을 키워 내겠다는 복안이다.
삼성 관계자는 “이 회장은 신경영을 선포한 이후 `구매의 예술화`라는 신조를 그룹 경영에 전파해 왔다”며 “2004년은 협력업체도 세계 일류 수준으로 끌어 올리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건희 회장 어록] "지금은 제몫찾기보다 파이키울때"
`글로벌 일류 기업 구현`이라는 삼성의 목표는 이건희 회장이 지난해 쏟아낸 말 들 중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그는 “현 상황을 IMF에 버금가는 위기국면”이라고 진단하면서도, 국가적 수행과제에 대한 지속적으로 화두를 제시하며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분발을 당부해왔다.
이 회장은 지난해 6월5일 삼성 신경영 10주년을 맞이해 “지금 우리 경제는 외부 환경 탓도 있지만 과거 선진국도 겪었던 `마의 1만 달러 시대의 불경기`에 처한 상황”이라며 “당장의 제 몫 찾기보다 파이를 빨리 키워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에 돌입하기 위해 국민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이날 `나라를 위한 천재 키우기`라는 화두를 통해 미래에 확실하게 생존할 수 있는 길은 인재 양성밖에 없다는 점을 재차 확인했다.
이 회장의 글로벌 경영론은 지난해 10월부터 잇따라 열린 사업본부별 전략회의에서 보다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10월 10일 반도체 전략회의에서는 화성단지를 세계적인 반도체 생산기지로 키워 나갈 것을 주문했고, 13일 휴대폰회의에서는 “4~5위에서 2~3위로 가는 것과 2~3위에서 1위로 가는 것은 근본적으로 다르다”며 “1위를 하기 위해서는 모든 것을 원점에서 다시 짚어 보고 새로운 각오를 갖고 도전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사회 속의 삼성`에 대한 이 회장의 의지도 점점 강화하고 있다. 그는 연말 사장단 회의 당시 협력업체에 대한 지원시책을 강조하면서 “나라전체의 GDP를 높이려면 중소기업이 커야 한다”며 협력업체와의 상생 경영론을 지적했다.
그는 특히 “그룹의 경영 성과를 나눠 경기 침체로 늘어나고 있는 어려운 이웃에게 희망을 줄 수 있도록 배려하라”는 말로 삼성의 새로운 이미지 구현을 강조했다.
<김영기기자 young@sed.co.kr>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