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술이 잘 나간다. 이는 경제 양극화 현상의 심화와 폭탄주 문화 퇴색으로 술 자체를 음미하고 즐기려는 방향으로 점차 변화하는 경향이 나타나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올해 1~5월 임페리얼 12년산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2% 줄었지만 17년산과 21년산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1%, 60%씩 늘어났다. 또 발렌타인은 12년산 판매량이 29% 감소했으나 3배가량 비싼 21년산은 2% 증가했다. 보드카 시장에서도 최고급품(슈퍼프리미엄급)인 '그레이스 구스'는 같은 기간 187%의 판매 신장률을 기록했다. 맥주와 소주 업계에서도 표준형을 업그레이드한 프리미엄급 신제품들이 잘 팔리고 있다. 오비맥주의 OB골든라거는 지난 3월24일 출시한 후 두 달 만에 2,000만병이나 팔렸다. 오비맥주의 골든라거는 국내 최초로 100% 골든몰트(황금맥아)와 독일 아로마 호프를 사용해 기존 제품과 품격을 차별화했다. 롯데주류의 소주 '처음처럼 프리미엄'도 지난해 말 소주 공용화병으로 교체한 후 올 들어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다. 처음처럼 프리미엄의 지난 1ㆍ4분기 출고량은 8만1500상자(360㎖x30본, 면세제외)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배가량 증가했다. 3월 이후에도 판매량이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처음처럼 프리미엄은 처음처럼에 오크통에서 10년간 숙성시킨 증류주 원액을 블렌딩해 술 맛을 더 깊고 풍부하게 만든 20도 프리미엄 소주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소주는 프리미엄 제품의 이미지를 별로 느끼지 못했으나 롯데주류가 성공적으로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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