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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대행, “권한대행이 아니라 고난(苦難)대행”
입력2004-03-23 00:00:00
수정
2004.03.23 00:00:00
최윤석 기자
대통령 권한대행인 고 건 국무총리가 22일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을 만난 자리에서 탄핵사태 이후 복잡한 심경을 몇마디 말로 표현했다.
고 대행이 이날 저녁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18개 시민단체 대표들과 만찬을 함께한 자리에서 자신의 `호칭`을 놓고 환담하던 중 “권한대행이 아니라 `고난(苦難)대행`이다”며 농담조의 말을 건넨 것. 비록 농담이라고 할지라도 신중한 성격의 고 대행이 스스로를 `고난 대행`이라고 호칭한 것은 대통령의 직무를 대신 수행하는데 따른 심적 부담을 고스란히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고 대행은 또한 `총리` 혹은 `대행` 두가지 호칭중 어떤 것을 써야 하느냐는 경실련 공동대표인 김성훈 전 농림장관의 물음에 “어느 외국인이 as you like(당신 좋을대로)라고 그러던데...”라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고 대행은 최 열 환경운동연합 대표가 “하실 것은 이제 다 해보셨다”고 말을 건네자 “세계적으로 유일무이한 일을 하고 있다”고 받아 또한번 웃음이 터져 나왔다.
고 대행은 또 “손녀가 며칠 전에 전화를 걸어와 `할아버지 월급은 두배로 받나요`라고 묻길래 `일만 대행하지 월급은 같다. 그래서 용돈은 못 올려준다`고 했다”고 말했다.
<최윤석기자 yoep@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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