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ㆍ할부금융 등 가계의 외상구매액이 2년여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그동안 장기침체를 보였던 민간소비가 플러스로 돌아섬에 따라 내수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한층 고조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2004년 중 가계신용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4ㆍ4분기의 가계대출과 판매신용(외상구매)을 합친 가계신용 규모는 3ㆍ4분기보다 9조4,583억원 늘어나 지난 2002년 4ㆍ4분기의 14조7,992억원 이후 2년 만에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했다. 특히 판매신용은 1조2,569억원이 늘어나 2년 만에 처음으로 증가세로 돌아섰다. 신용카드 대란과 신용불량자 급증에 따른 여파로 가계의 소비심리가 얼어붙으면서 2003년 1ㆍ4분기 중 5조3,546억원이 감소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 3ㆍ4분기까지 7분기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계속해왔다. 정유성 한은 금융통계팀 차장은 “판매신용이 증가세로 반전된 것은 승용차와 가전제품 등 내구소비재의 판매가 확대된데다 신용카드회사의 불량회원 정리가 상당 부분 진전돼 신용카드를 이용한 상품구매액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판매신용 증가액 가운데 신용카드 회사와 할부금융회사의 판매신용이 각각 6,842억원, 6,565억원이 증가한 반면 백화점 등 판매회사의 판매신용은 838억원이 감소했다. 외상구매액 증가세는 올 1ㆍ4분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계의 채무조정이 그동안 상당 부분 진행되면서 민간소비가 회복될 여력이 생겼기 때문이다. 정 차장은 “최근 각종 지표를 살펴볼 때 올해 1ㆍ4분기에도 가계의 외상구매액이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확실시된다”고 내다봤다. 한편 지난해 말 현재 가계신용 잔액은 474조6,623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6.1% 늘어나 2003년의 증가율 1.9%에 비해 증가폭이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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