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권 나오면 경조사비 부담 더 늘어날 텐데…. ’ 경조사비가 매년 급증, 가계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들이 지출한 경조사비는 총 7조2,76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가구당(2인 이상 가구) 지출규모도 전년에 비해 12% 늘어난 50만8,000원에 달했다. 특히 5만원ㆍ10만원권 등 고액권이 발행될 경우 경조사비 인플레이션 현상이 일어날 것으로 보여 지출규모는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7일 통계청의 가계수지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가구원 1인 이상 전국가구의 경조비 지출규모는 한달 평균 3만8,188원이었다. 1년 전체로는 45만8,000원을 조금 웃돈다. 지난 2005년 기준으로 1인 이상 가구(일반가구)가 1,588만7,000가구임을 감안할 때 우리나라 가구는 지난해에 7조2,762억원 정도를 경조비로 지출한 것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행으로 기대되는 후생증가 규모 20조원의 37%에 해당한다. 가구원 2인 이상 가구의 월평균 경조비 지출은 4만2,367원으로 연간 50만8,000원이 소요됐다. 2인 이상 가구의 경조사비는 2004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증가추세다. 2003년 3만6,403원에서 2004년 3만5,843원으로 소폭 감소한 뒤 2005년 3만7,875원으로 늘었다. 특히 지난해 증가율은 11.9%로 소득 증가율 5.1%의 2배를 넘어섰다. 이 같은 경조사비 증가추세는 앞으로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고액권 발행 때문이다. 5만원ㆍ10만원권 지폐 발행은 경조사비 인플레 현상을 더욱 부추길 소지가 크다. 중소기업 과장으로 재직 중인 이모씨(36)는 “얼만 전까지 축의금으로는 3만원 정도를 냈는데 요즘은 물가도 많이 올라 웬만하면 5만원씩 한다”며 “고액권이 발행되면 기본이 5만원, 좀 친하면 10만원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가구원 1인 이상 전국가구의 경조비 통계는 지난해부터 나왔고 2인 이상 전국가구의 경조비 통계는 2003년부터 작성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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