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유가와 물가 때문에 여행을 포기하고 여름 휴가를 집에서 보내려는 ‘방콕족’이 늘면서 이들을 겨냥한 상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고유가 파장이 본격화하면서 지난 6월 내국인 출국자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7% 감소했으며 미국에서도 집에서 머물며 휴가를 보낸다는 ‘스테이케이션(staycations)’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날 정도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옥션에서는 피서지에 가지 않고도 집에서 여행을 떠난 분위기를 낼 수 있는 제품들이 방콕족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인텍스 2단 사각 풀장’(3만9,800원)은 일반적인 원형이 아니라 사각형으로 돼 있어 베란다에도 설치 가능해 자녀와 함께 집에서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접이식 의자 2개와 테이블로 구성된 ‘야외 테이블 세트’(4만9,800원)는 집 안에 놓는 것 만으로도 해변에 온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으며 ‘선베드’(10만원) 하나면 옥상이나 베란다에서 일광욕을 즐길 수 있다. 옥션 리빙 카테고리 유문숙 팀장은 “여름 휴가를 맞아 외국이나 피서지에서 가지 않더라도 집에서 다양하게 휴가 분위기를 즐길 수 있는 비치용품이 인기를 끌면서 6월에만 하루 평균 100여개가 판매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휴가를 통해 밀린 잠을 보충하는데 필요한 ‘캐릭터 전신베개’(1만2,900원)와 중국에 가지 않고도 맛볼 수 있는 ‘냉동 딤섬’(7,000원)도 하루 평균 90~130개가 판매되는 인기상품이다. 휴가 기간 집에서의 무료함을 달래줄 상품들도 인기다. 인터파크에서는 여름 휴가철을 맞아 ‘Wii’, ‘PS3’, ‘XBOX’ 등 가정용 콘솔게임기의 매출이 지난해보다 99% 증가했다. 인터파크는 이 같은 추세에 맞춰 ‘방콕 바캉스 게임 파라다이스’ 등 기획전을 통해 게임기 및 게임타이틀을 최고 30% 할인 판매한다. 또 실물을 그대로 축소해 포켓볼이나 탁구 등 스포츠를 집안에서 즐길 수 있는 ‘미니 당구대’(3만5,400원), ‘가정용 접이식 미니탁구대’(1만9,900원) 등도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상품이다. 대형마트에서도 방콕족을 위한 상품들이 판매호조세다. 홈플러스에서는 지난 1일부터 13일까지 ‘닌텐도 DS’ 게임기와 도서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5%, 5% 증가했고 집에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즉석식과 간편식 판매도 25~30% 늘었다. 이마트에서도 도서 및 전자게임기의 7월 매출이 지난해 대비 18~54% 늘었고 피자나 바비큐립 등 즉석조리 상품도 17% 증가했다. 최근 더위를 식혀줄 공포영화 DVD 매출도 늘고 있다. G마켓에서는 이달 들어 공포영화 DVD 매출이 지난 4월보다 20% 가량 증가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