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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봉사 마일리지로 해외 연수도 간다

"봉사한 주민에 혜택" 지자체 '적립제' 인기<br>포스코·삼성SDI 등 대기업으로도 확산


자원봉사자 은모(48ㆍ서울 노량진동)씨는 지난 2002년부터 쌓아둔 자원봉사 마일리지를 활용해 자녀의 과외 고민을 해결했다. 은씨가 활동한 시간만큼 대학생 봉사자에게 자녀 학습지도를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 제천시 자원봉사자 30명은 지난해 5월 싱가포르로 무료 해외연수를 다녀왔다. 봉사활동 1,000시간을 넘긴 자원봉사자를 대상으로 시에서 제공한 해외여행 기회를 얻은 것이다. 자원봉사 의욕을 북돋우고 참여를 이끌기 위한 ‘자원봉사마일리지제도’가 봉사자들 사이에 인기를 끌면서 지방자치단체와 기업체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마일리지제는 봉사활동 시간에 따라 해당 봉사자에게 필요한 각종 혜택을 제공하는 제도. 31일 서울시자원봉사센터에 따르면 99년 서울 동작구와 성남시 등 일부 지역에서 도입하기 시작한 자원봉사마일리지제는 현재 전국 249개 시ㆍ군ㆍ구 자원봉사센터 중 25곳에서 실시하고 있다. 이동률 서울시자원봉사팀장은 “2002년을 전후해 설립된 자원봉사센터가 자리를 잡아가면서 마일리지제가 확산되고 있다”며 “봉사활동 내용이나 시간을 단순히 기록하는 차원을 벗어나 활동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각 센터에서 제공하는 혜택은 공공시설 이용료 할인에서 해외연수까지 다양하다. 지난해 자원봉사 해외연수를 시작한 제천시는 올해도 일본 연수(대상자 15~20명)를 실시할 예정이다. 지난해 제주도 테마 여행(80명)을 제공한 김해시는 내년께 동남아시아 또는 중국 연수를 계획하고 있다. 서울 금천ㆍ동작구와 제천시, 안산시, 부산 연제구 등은 일정 시간(1~100시간)을 적립한 봉사자가 필요할 때 원하는 봉사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동작구의 경우 이 같은 봉사자간 품앗이가 널리 알려지면서 타 지역 봉사자의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금천구는 마일리지(100시간 이상)를 센터에서 생활필수품으로 교환, 저소득 가정에 전달할 수 있도록 했다. 대부분의 센터에서는 공영주차장이나 박물관 등 공공시설을 무료 또는 할인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거나 지역 내 미용실과 문구점ㆍ식당 등과 손잡고 봉사자에게 할인혜택을 주고 있다. 특히 함안군은 봉사시간이 많을수록 높은 할인폭을 제공한다. 그러나 각종 혜택과 지원에도 불구하고 마일리지를 직접 사용하는 봉사자는 그리 많지 않다고 센터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신현미 동작자원봉사은행 담당자는 “지금까지 동작구에서 8,294명에게 자원봉사 통장을 발급했지만 이를 활용해 혜택을 본 봉사자는 13명에 불과하다”며 “봉사 자체에 만족하는 주민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자원봉사마일리지제는 기업체에서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삼성그룹에서는 종합기술원과 SDI가 부서나 동아리별로 적립한 마일리지에 따라 봉사활동비를 지원한다. 포스코도 동아리 활동비 지원과 함께 100시간 이상 봉사한 직원과 직원 가족에게 인증서나 인증패를 수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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