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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보철강] 매각 갈팡질팡
입력1999-01-18 00:00:00
수정
1999.01.18 00:00:00
한보철강 매각 주간사인 미국 BTC(뱅커스트러스트컴퍼니)가 해외 업체를 대상으로 또다시 한보 당진 제철소의 실사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이미 한보철강 실사를 마치고 인수 가격까지 제시한 동국제강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한보철강 채권단과 BTC는 18일 한보철강 인수의사를 밝힌 영국의 이스팟사 등 2~3개 업체를 대상으로 이번주 중 한보 당진제철소의 현장 및 경영상황 등에 대한 실사작업에 들어간 후 이들로부터 인수가격 등에 대한 제안서를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과정을 거칠 경우 한보철강 인수업체선정은 또 다시 1~2개월 가량 지연돼 당초 채권단이 발표한 이달말 처리 시한을 넘길 수 밖에 없게 된다.
특히 이번 한보철강 실사는 지난 12월 1차 국제입찰 전에 국내외 업체를 대상으로 이미 10여개 업체가 참여한 가운데 치러진 실사과정을 무시한 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겠다는 것이어서 주간사인 BTC가 한보 처리 문제를 놓고 갈팡질팡하고 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채권단 관계자는 『지난해 10월말부터 11월사이에 이뤄진 실사는 공장견학 성격이지 정밀 실사라고 할 수 없다』고 밝히고 『정밀 실사에 나선 업체는 동국제강밖에 없어 나머지 업체들에게도 정밀 실사를 통한 정확한 가격 산출 기준을 제시하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동국제강측은 『실사 기간이란 것이 엄연히 존재했고 이에 따라 실사를 마쳤는데도 불구하고 이 기간동안 참여하지 않은 업체들에게 다시 실사 기회를 준다는 것은 동국에게만 일방적으로 불이익을 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보철강 매각 주간사인 BTC는 지난해 12월16일과 올 1월11일 2차례에 걸쳐 인수 의향서를 받았지만 1조720억원을 제시한 동국제강 이외에는 관심을 보이고 있는 업체가 없어 보다 좋은 인수조건을 이끌어 내기위해 해외 업체를 대상으로 이같은 실사 후 협상을 다시 벌이기로 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시도는 한보철강의 조기 매각이라는 당초 방침에 벗어나는 것으로 자신들이 원하는 가격을 제시하는 업체가 나타날 때 까지 끌고 가겠다는 의도라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는 것이 관련업계의 지적이다.
한보철강 매각은 철강산업 구조조정과 맞물려 있어 한보처리가 늦어질 경우 철강산업 구조조정 자체가 지연될 수밖에 없는데다 가동이 중단된 일부 설비들이 고철화되는 현상도 발생하고 있어 한시라도 빨리 인수업체를 선정해야 할 입장이다.
특히 동국제강측은 채권단과 BTC가 이달말까지 한보철강 인수업체 선정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향후 인수과정에 불참할 수도 있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어 오는 23일로 부도2년째를 맞는 한보철강이 국민 부담만 가중시킨채 고철화할 수도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이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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