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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최모(32)씨는 다음주 피부과 시술을 앞둔 어머니 때문에 고민이다. 올해 환갑을 맞은 어머니의 주름 치료를 위해 피부과에 보톡스 시술을 예약해 놓았는데 최근 부작용 논란이 일고 있기 때문. 시술 예약일이 다가올수록 최씨는 예약을 취소해야 할 지, 그냥 시술을 받도록 할 지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최근 흔히 ‘보톡스’로 불리는 ‘보툴리눔독소 주사제’ 시술이 근육마비ㆍ호흡곤란ㆍ사망 등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청도 13일 보툴리눔독소 주사제의 부작용을 경고하는 안전성 서한을 의ㆍ약사에게 배포했다. 현재 국내에서 정식 허가를 받아 유통 중인 보툴리눔독소 주사제는 미국산 ‘보톡스’, 영국산 ‘디스포트’, 중국산 ‘비티엑스에이’와 국산 ‘메디톡신’ 등 4개다. 당연히 시술을 받으려는 소비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피부과 의원에도 시술의 안전성에 대해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 최광호 대한피부과의사회 부회장(초이스피부과 원장)은 “언론보도를 통해 보톡스 부작용 소식을 접한 환자 등의 문의가 늘고 있다. 또 시술을 예약했거나 이미 시술을 받은 고객들도 부작용 여부를 물어오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나 최 부회장은 “미국의 사망사례는 대부분 다리 경련을 진정시키기 위해 보톡스를 주입한 뇌성마비 어린이들이었다. 미용 목적의 보톡스 시술은 일부 경미한 수준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나 비교적 안전하다. 다만 비의료인이 비정상적으로 유통된 보톡스를 사용하는 불법 시술은 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품 여부 반드시 확인해야”= 피부과 전문의들은 경험이 풍부한 전문의가 정상적으로 유통된 보톡스 제품으로 시술할 경우 비교적 안전하다고 강조한다. 또 시술을 받기 전에 보톡스 제품이 정품인지 여부를 반드시 확인하고 충분히 상담해 수술 적합성 여부를 판정받으라고 조언한다. 시술 전 의사들은 대개 환자에게 시술에 사용하는 제품이 정품임을 확인시켜 준다. 만약 그러지 않는다면 보여달라고 요구하도록 하자. 정품은 겉면에 제조원ㆍ수입원ㆍ판매원이 명기돼 있다. 보톡스 시술은 겉으로 보기엔 간단히 주사만 놓으면 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부패한 통조림에서 발생되는 보툴리눔이라는 박테리아의 독을 이용하는 것인 만큼 충분한 지식을 갖춘 피부과 전문의로부터 시술을 받아야 안전하다. 간혹 미용실ㆍ찜질방 등에서 공인받지 않은 불법유통 약물로 시술받을 경우 큰 부작용을 겪을 수 있고 오염된 주사바늘이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 ◇임산부, 아스피린 복용자 등 시술 피해야= 보톡스 시술을 받기 전에 의사에게 자신의 건강상태를 자세히 알려야 한다. 임신 또는 모유 수유 중인 여성은 안전성 여부가 검증되지 않았으므로 시술을 피해야 한다. 알부민과민성 환자나 중증 근무력증 환자, 아스피린 등 항응고제 약물을 먹는 환자는 시술이 권장되지 않는다. 자신이 시술받고자 하는 부위가 보톡스 주사를 맞기에 안전한 부위인지, 적정 투여량은 얼마인지, 유지기간ㆍ사후관리법ㆍ예상 부작용 등에 대해 의사에게 자세한 설명을 듣도록 한다. 빠른 효과를 위해 과다한 양을 맞거나 자주 시술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보톡스는 보통 시술 2주 후 제대로 효과가 나타났는 지 살펴본 뒤 재시술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좋고 시술 효과가 6개월~1년 정도 지속된다. 보톡스 시술 부작용 중 가장 흔한 것은 눈꺼풀이 비정상적으로 처지는 ‘안검하수’다. 주로 미간 주름을 치료하기 위해 눈썹 윗쪽에 맞은 보톡스가 윗 눈꺼풀로 퍼져 눈꺼풀 근육 일부를 마비시켜 발생된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원상회복된다. 시술을 받은 뒤 무표정해지고 주사부위가 무거워진 느낌이 든다면 일단 무리하게 보톡스를 맞은 탓으로 볼 수 있다. 이외에 안구건조ㆍ결막충혈ㆍ안통 등 안과적 부작용도 일부 보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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