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은행 국내지점들은 정부의 선물환 포지션 규제에 대해 예상했던 수준이라며 큰 충격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외은지점의 사업축소와 스와프 시장 왜곡을 불러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외은지점의 한 관계자는 13일 "기존 거래 중 한도초과분에 대한 유예기간이 2년으로 정해져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규제가 나온다는 얘기가 들리자 일부 지점들은 포지션을 줄여나가고 있어 유예기간 내 포지션을 정리하는 데는 무리가 없을 듯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앞으로 외은지점의 선물환 거래 축소와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 자본확충 없이는 주요 수익원 가운데 하나였던 선물환 거래를 줄일 수밖에 없는 처지이기 때문이다. 외은지점의 다른 관계자는 "지금까지 외은지점들은 통화 스와프 등을 통해 국내 은행에 달러를 제공하고 원화를 받아 채권 등의 자산에 투자해왔다"며 "자기자본을 늘리지 않는 한 사업의 일부를 역외 지역으로 옮기는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은지점들은 이번 규제로 국내 스와프 시장의 불균형도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금까지 조선사 등 수출기업이나 자산운용사의 선물환 매도가 많아 스와프 가격이 이론가보다 낮은 기현상이 나타나고는 했다. 그런데 외은지점이 선물환 매수를 추가로 받아줄 수 없게 되면 스와프 포인트(선물환율과 현물환율의 차이)는 지금보다 더 하락할 것이라는 얘기다. 외은지점 관계자는 "한도가 250%로 조정됐지만 영업을 하려면 사실상 이보다 낮은 수준으로 포지션을 유지해야 한다"며 "당장 스와프 포인트가 떨어지지는 않더라도 서서히 하락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전문가들은 '자본 유출입 변동 완화 방안'이 원ㆍ달러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규제내용 대부분이 이미 시장에 공개된데다 유예기간도 걸려 있는 만큼 이번 발표로 시장이 급등락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그동안 이미 규제시행을 반영해 환율이 급등한 만큼 큰 영향이 없거나 오히려 과도하게 반응했던 부분이 빠질 수 있다"며 "외은지점에 대한 외화 유동성 비율 규제 등 이번 조치에서 빠진 내용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장보형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도 "대외 개방성이 높은 우리나라는 환율 급변동 등 때문에 더 큰 충격을 받고 있다"며 "규제를 도입하는 것은 적절하며 중장기적으로 환율 변동성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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