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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능과 무책임/산업1부·박원배 차장대우(기자의 눈)

『정부가 몰랐다면 무능한 것이다. 알고도 방치했다면 무책임한 것이다.』기아사태에 대한 국내외 파장이 확산되면서 자동차업계에서 나오는 말이다. 연45만대를 수출하는 세계17위의 대형 자동차업체가 무너지는 상황에서 초래되는 「국가적 경제위기」의 심각성을 잘 설명하고 있다. 자동차는 고용이나 부가가치, 생산규모 등에서 어느 업종보다 크다. 교육부장관 출신인 미국자동차공업협회 앤드루 카드회장이 우리나라에서 큰 소리를 친 것은 우리입장에서 불쾌하기 짝이 없다. 하지만 그에 대한 미국내 대우나 평가, 영향력으로 본다면 스스로는 그럴만 하다고 믿고 있다.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소위 빅3는 미국정부를 움직일 수 있다. 그는 빅3를 대표한다. 자동차산업은 어느 나라에서나 「특별대우」를 받는다. 국가간 경쟁에서 자동차는 국가적 자존심으로 통한다. 일본차의 공세에 대해 공개석상에서 해머로 일본차를 부수는 미국 국회의원들이 국민적 환영을 받는다. 기아자동차가 인도네시아 국민차 사업을 따내자 일본·EU·미국이 몇년째 딴죽을 걸고 있는 것도 자동차는 「움직이는 기계」가 아니라 국가의 상징과 자존심으로 통하기 때문이다. 전성원 현대자동차부회장은 『전세계에서 자체 모델을 생산하는 나라는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자동차생산국은 북위 40도 근처에 몰려있다. 하늘의 선택을 받은 나라만이 자기차를 굴린다』는 말을 자주한다. 『한국은 자동차 생산 자체로 선택받은 나라라고 봐주지 않아도 좋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세금을 부과하고, 규제를 가하고, 자동차업체를 죄인으로 몰아도 좋다. 그러나 이제 자동차산업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그리고 어떤 경우든 공장은 돌아가야 한다.』 기아사태가 발생하자 자동차공업인들이 쏟아내는 말이다. 자동차 공장 하나가 무너지면 초래될 엄청난 파장과 「경제적 혼란」을 모를리 없는 정부와 금융권이 기아를 사실상 부도처리한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간다는 입장이다. 기아는 1백40개국에 수출하는 국내 2위의 대형 자동차기업이다. 「자동차 1백년사에 가장 큰 회사가 무너진」이번 사태를 더이상 방치하거나 악화시켜서는 안된다. 「국가산업」인 자동차를 위해, 「국민기업」인 기아를 위해 정부는 좀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국가적 위기는 지진과 홍수에서만 빚어지는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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