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 시장이 사실상 현대엘리베이터와 티센크루프 중심의 2강 체제로 재편되고 있다. 특히 이들 2개 업체는 재건축 수요 증가 등에 힘입어 성장세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엘리베이터는 생산량 증가에 따라 지난달 130여명의 기술직 신입사원을 채용했다. 매년 상·하반기 기술연수생 형식으로 기술직 신입사업을 채용해온 현대는 매회 30~40명 수준을 채용해오고 전체 직원수가 1,600여명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기술 신입사원 채용 규모는 이례적으로 많다.
현대는 올 들어 전체 생산량이 약 10% 늘어난 것으로 자체 파악하고 있다. 현대 관계자는 "하루 생산능력을 73대에서 올 들어 80대로 끌어올리는 생산 혁신을 이뤄냈지만 여전히 생산시설을 풀가동해야 할 만큼 생산량이 늘었다"고 전했다. 실제 상반기 현대엘리베이터 이천 공장의 가동률은 107%다.
티센크루프의 생산량 증가세는 더욱 가파르다. 티센크루프 관계자는 "지난 7월 기준으로 천안공장의 생산실적은 지난해보다 약 50% 이상 늘었다"며 "지난해 출시한 신제품 중저속 엘리베이터인 시너지(synergy)의 판매량이 늘면서 생산량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국내 건설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이들 두 회사의 생산량이 늘어난 것은 리모델링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올 4월 15년 이상된 노후 아파트의 수직증축 리모델링이 허용되면서 전국적으로 리모델링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증가했다. 현재 정부는 리모델링이 가능한 공동주택수를 전국 559만1,000여가구로 파악하고 있다.
여기에 엘리베이터 시장이 재편된 것도 이들 두 회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기존 강자였던 오티스가 지난해 1월 창원 공장을 철수하고 중국 생산체계로 전환한 후 국내 수요가 이들 두 회사로 모이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현재 국내 엘리베이터 시장은 현대엘리베이터가 43.7%를 차지하며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티센크루프와 오티스엘리베이터가 각각 18.4%, 13.0%의 점유율로 그 뒤를 쫓는 모양새다. 불과 4년 전까지 오티스가 20% 이상의 점유율로 국내 시장 2위를 차지했지만 국내 생산을 중단한 지난해를 기점으로 티센크루프와 순위가 뒤바뀌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생산시설이 없을 경우 부품 조달 등 후속 서비스 차원에서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 영업력과 생산기술을 동시에 갖춘 이들 두 업체를 중심으로 시장이 성장해나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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