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ㆍ달러 환율이 22일 1,000원대까지 수직 하강하면서 하향곡선이 언제까지 이어질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환율하락이 시장 참여자들은 물론 통화당국조차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숨가쁘게 진행되면서 환율의 움직임을 분석하기가 매우 힘들어진 게 현실이다. 문답 형식으로 환율의 향후 방향성을 관측해본다. -달러화 약세기조가 완전히 바뀐 것인가. ▲지난해 12월부터 미미한 변화가 생기고 있다. 조지 부시 대통령이 재정적자를 줄이겠다고 발언한 데 이어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경상수지 문제에 대해 낙관한다고 발언했다. 이후 달러화가 반등하며 강세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유로화는 달러에 비해 4.3% 절하됐으며 엔화는 약보합세를 이어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달러화가 유로화에 비해서는 약세를, 엔화에 비해서는 강세를 보이는 등 혼조세를 띠고 있다. 당분간 이 같은 박스권 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당분간 달러화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는가. ▲관건은 미국의 장기금리가 어떻게 움직이느냐이다. 그린스펀 의장이 지난주 정책금리를 올리는데 장기금리가 안 올라가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현재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장기금리는 오르지 않고 있다. 만약 미국 장기금리가 올라갈 경우 미국의 금리가 G7국가 중 높아지기 때문에 달러 강세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현재는 달러 혼조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연초에 강세를 보였던 측면을 당분간 유지하는 것 같다. 달러강세가 이어질 경우 원화환율도 진정될 것이다. -한국이 경기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는데 원화강세에 대비해야 하는 것 아닌가. ▲달러가 일방적으로 약세로 안 갈 것이기 때문에 속단하기 이르다. 특히 국내경기가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다고 하지만 소비가 다소 살아날 조짐을 보이는 것이지 설비투자는 여전히 저조한 수준이다. -외환위기 전 상황과 비교한다면. ▲(환율 수준은 비슷하지만) 당시에는 외환위기를 맞기 직전 환율절하 압력을 막고 있었다. 경상수지는 적자였고 내수경기는 괜찮아 성장률이 높은 상황이었다. 지금은 거꾸로 환율이 내려가는 상황이다. 경상수지는 흑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경기는 아직 부진한 상황이다. -정부가 개입할 여지가 없는 것 아닌가. ▲개입에 대해 언급하기는 곤란하다. 다만 급락하고 있는 환율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운신의 폭이 없는 것은 아니다. /김민열기자 my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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