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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한국건축문화大賞] (비주거부문 본상) 매스메스에이지 사옥
입력2003-11-24 00:00:00
수정
2003.11.24 00:00:00
강남구 청담동의 야트막한 언덕에 자리잡은 매스메스에이지 건물은 잘 알려진 광고회사의 사옥이다. 건물을 바깥에서 보면 사각의 단조로운 외형과 회색의 밋밋함만이 느껴진다. 하지만 건물 구석구석에는 이곳에 머무르는 사람들을 위한 특별한 공간들이 눈에 띈다.
광고인들은 보통 24시간 작업에 매달린다. 이들에게 있어 사옥은 단순한 업무 공간만이 아니라 집이나 마찬가지다. 매스메스에이지 사옥은 업무와 휴식이 공존하는 개방된 공간이다.
지하 3층과 2층을 개방한 스튜디오와 사진실은 더 이상 땅속에 갇힌 음습한 공간이 아니다. 수직으로 뚫린`빛우물`은 햇빛과 지상의 공기를 끌어들이고 빗방울까지 느낄 수 있다. 스튜디오와 1층 주차장 사이의 계단 작업실도 여기저기 뚫린 공간으로 신선한 공기가 들고 난다.
건물의 지하 공간은 주차장을 사이에 두고 지상 공간과 완벽하게 분리돼 있다. 건물은 주차장 입구 쪽에서 볼 때 지상으로 올라와 있지만 출입구 쪽에서 보면 지상으로 사무동만이 돌출되어 있는 듯한 느낌을 갖게 한다.
사무동은 3면이 둘러 쌓여 있고 남쪽이 개방돼 `ㄷ자`모양을 하고 있다. 바깥에서 볼 때 건물은 육면체로 보인다. 마당의 높이를 지면보다 높게 올렸고 상부에 다리와 사진의 액자와 같은 프레임이 달려 있기 때문이다.
대문 없이 열린 계단에 올라서면 건물 한 가운데 중정이 손님을 맞는다. 중정은 한옥의 안마당을, 또 계단 위를 가로지른 기다란 난간은 대문지붕을 떠올리게 한다. 출입문 하나 없지만 다리 난간은 외부와의 경계임을 느끼게 해준다.
마당은 빛을 받아들이고 공기를 원활하게 순환시키며 다양한 시각적인 즐거움과 휴식을 제공한다. 마당을 가로 질러 처마공간을 지나면 비로서 건물 내부로 들어선다. 처마공간은 외부의 시원한 바람을 마시고 빗방울을 만질 수 있는 여유로움이 느껴지는 곳이다.
좌우 두 개의 매스로 구성된 사무동은 3개 층으로 수직에 따라 용도를 달리한다. 좌우 동을 잇는 띠 모양의 중앙 연결 공간은 회의실과 직원 휴게실 등으로 구성돼 있다.
좌우의 업무동은 서로를 얼굴을 마주보고 있다. 건물 바깥의 유리창은 날씨나 바람의 움직임에 따라 다양한 영상을 만들어내는 하나의 스크린으로 생활의 단조로움을 없애준다. 메스메스에이지 사옥은 자극적인 디자인도 새로운 요소도 없지만 집과 같은 편안함을 제공하려는 설계자의 의지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건축개요
위치=서울 강남구 논현동
설계자=서용근(위드종합건축사사무소)
시공자=위드건설산업
건축주=㈜매스메스에이지
건축규모=지하3층, 지상 3층
대지면적=219평
건축면적=125평
연면적=729평
구조=철근 콘크리트
(건축주 인터뷰) 박명천 매스메스에이지사장
“직원들이 집처럼 편안하게 일할 수 있다는 말을 할 때 가장 뿌듯합니다.”
매스메스에이지 박명천 사장 은 사옥을 새로 지으면서 직원들이 좋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게 된 것이 기쁘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모 이동통신 회사의 `TTL`등을 히트시킨 유명 CF감독. 지난 2001년 사옥을 신축하기로 마음먹고 위드건축사무소의 서용근 소장을 찾은 것은 몇 년 전의 인연 때문이었다.
박 사장은 지난 98년 모 은행 CF를 촬영할 장소를 물색하던 중 경기도 일산에 있는 서용근 소장의 집을 찾아냈고, 그것이 인연이 돼 서 소장 부부를 출연시킨 CF를 제작한 바 있다. 서 소장의 집은 건축문화대상 입선작인 `관음재`다.
“사옥을 지으려고 하자 문득 서 소장 생각이 떠올랐죠. 서 소장에게 맡기면 자신의 집을 짓는 것처럼 신경을 써줄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서 소장에게 모든 것을 맡긴다고는 했지만 막상 시작하면서 의견 충돌도 적지 않았어요.”
박 사장은 자신이 가져왔던 집에 대한 생각이 설계자의 것과 일치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집의 기능을 중시하는 건축가와는 달리 광고인은 보이는 것에 관심이 더 많이 쏠리는 속성 때문이라는 게 그의 설명. 하지만 서 소장이 보여준 열정을 보면서 깊은 신뢰가 쌓였다고 설명했다.
“사람들이 건물 외부만 보고 밋밋하고 딱딱하다고 평가하는 경우가 많아요. 화려한 건물에 길들여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중요한 것은 집이 얼마나 화려하고 웅장한가가 아니라 사람들이 얼마나 편리하고 편안하게 살 수 있는가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설계자 인터뷰)위드건축 서용근 소장
“좋은 마음으로 맑은 집을 짓고 싶었다”는 위드종합건축사무소의 서용근 소장 은 수상소감에 대해 “설계에서 시공까지 모든 것은 믿고 맡긴 건축주를 만난 것이 행운”이라며 겸손해 했다.
서 소장이 매스메스에이지 사옥을 완공하는데 걸린 시간은 약 2년. 이 기간 동안 그는 설계를 한 뒤 모형을 만들고 마음에 들지 않아 다시 설계를 하는 작업을 수십번씩 반복했다. 하루도 빼놓지 않고 현장을 방문했고 현장 목수ㆍ인부들과의 술자리도 마다하지 않았다.
서소장이 자기 집을 짓는 것 이상으로 매스메스에이지 건물에 열정을 쏟은 것은 그를 믿어주는 건축주에 대한 책임감 때문이기도 하지만 집에 `마음`을 담고 싶은 신념이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람을 외모가 아니라 마음씨로 평가하는 것처럼 좋은 집도 마음을 담고 있어야 한다는 것. “건물을 외형만으로 평가하기 쉬워요. 하지만 건축의 본질은 공간을 만드는데 있습니다. 생활하는 데 편리하고 오랫동안 사귈 수 있어야 합니다.” 좋은 집에 대한 서 소장의 생각이다.
처음에는 그도 현대적인 요소를 구현하는데 많은 신경을 썼다. 하지만 20년 동안 설계를 해오면서 형태적 아름다움 보다는 사람의 마음을 담아 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사람들은 돈을 많이 들여야만 고급주택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고가 주택은 고급주택과 엄연히 다릅니다. 돈을 적게 들여도, 값비싼 재료를 사용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고급주택을 만들 수 있어요.”
서소장은 외국 유학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우리의 전통 건축물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매스메스에이지 사옥에도 마당, 대문지붕, 처마공간 등 전통 가옥을 새롭게 변형, 접목시키기도 했다.
<모칼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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