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지수 편입종목들이 ‘약발’을 받았다. 두산중공업이 7조원 넘는 묵직한 몸을 10% 가까이 들어올렸으며 그룹 총수 악재에 시달린 한화는 그동안 떨어진 주가를 상당폭 만회하는 등 MSCI지수 구성종목으로 신규 편입되는 종목들이 일제히 오름세를 보였다. 지난 3일(현지시간) MSCI지수를 관리하는 MSCI바라는 오는 31일부터 기존 MSCI한국 스탠더드지수에 두산중공업ㆍ한화ㆍ현대제철ㆍ현대상선을 새로 포함시키고 대덕전자를 제외한다고 밝혔다. 국내 신규 편입종목 수는 대만 12개, 중국 11개, 일본 9개에 이어 네 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11월 말 새로운 방식의 MSCI지수 산정을 앞두고 6월1일 발표되는 예비지수 구성종목도 공개됐다. 11월 확정되는 새 MSCI지수 후보격인 예비지수 구성종목에는 4개 신규 편입종목 외에 하이닉스ㆍ우리은행ㆍ기업은행ㆍGSㆍLG가 포함되고 아시아나항공과 제일기획 등 26개 종목이 누락됐다. 신규 편입종목 중 가장 ‘약발’이 잘 받은 종목은 두산중공업. 지난 이틀간 비교적 큰 폭의 조정을 받은 두산중공업은 두산그룹주의 동반 상승세에 MSCI 재료까지 겹쳐 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6,500원(9.63%) 치솟은 7만4,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한화도 5.58%나 올랐고 현대제철과 현대상선은 각각 3.12%와 0.85% 상승했다. 이은아 삼성증권 연구원은 “뚜렷한 재료가 없던 증시에서 MSCI의 종목변경 발표가 해당 종목에 뚜렷한 호재가 됐다”며 “급등세가 진정돼도 수급이나 투자심리면에서 이들 종목이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재료를 갖게 된 것은 틀림없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네 종목 중 가장 높은 두산중공업도 0.55%에 그쳐 직접 자금유입액은 800억원선에 그치겠지만 기대심리에 따른 간접적인 상승효과가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예비지수 후보군은 실제 자금유입 효과가 없는데다 실제 지수개편시 누락될 수 있다는 불확실성 때문에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 지주회사 테마에 힘입어 LG와 GS가 올랐을 뿐 우리금융(-3.61%)ㆍ기업은행(-1.61%) 등은 약세에 그쳤다. 한편 신규편입으로 호재를 맞은 이들 종목과 달리 대덕전자는 이날 기존 지수에서 제외됐다는 소식으로 1.41% 하락했다. 대덕전자를 비롯해 예비지수 구성에서 누락된 26개 종목은 모두 11월 신설되는 MSCI이머징마켓 스몰캡 예비지수 구성종목으로 편입됐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스몰캡지수로 편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해도 신설 지수인 만큼 현재 벤치마크하는 펀드가 아예 없고 수요가 생기기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지수 누락 종목은 단기적으로 자금유출 효과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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