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계열사 연봉제 실시/경제 불황 타개 21C형 경영 확립

◎내년말까지… 과장급 이상 우선 적용 방침/연공­직무급 고정,직능급은 능력따라 차등삼성그룹(회장 이건희)이 내년까지 능력급제를 가미한 연봉제를 전계열사에 도입, 실시한다.

4일 삼성의 한 관계자는 『당면한 경제불황을 타개하고 경영체계를 21세기형으로 정비하기 위해 현재 제일기획 등 3개 계열사와 미주본사에서 시험실시하고 있는 연봉제를 내년초부터 소그룹별로 도입, 연말까지는 전계열사로 확대 실시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실시대상도 현재의 임원 중심에서 과장급까지 확대하기로 했으며 제일기획, 삼성SDS, 경제연구소는 대리급까지 낮추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현재 미주본사에서 시험 실시하고 있는 해외주재원에 대한 연봉제는 직급에 상관없이 전면 실시하기로 했다.

삼성이 마련하고 있는 연봉제는 연공급과 직무급은 고정시키고 능력평가에 따른 직능급에 개인별 편차를 두는 한국형을 기본으로 한다. 그러나 일부 계열사에서는 연공요소를 완전 폐지, 미국형에 가까운 강도높은 제도를 실시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삼성은 우선 전자소그룹에서 내년초부터 도입해 화학·자동차·금융소그룹 등으로 점차 확대, 내년말까지는 전계열사에서 이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삼성은 소그룹별로 연봉제 도입을 위한 구체적인 평가기준을 마련하는 등 본격적인 준비에 나섰다. 업적평가방식이나 시기는 각 소그룹의 경영환경에 따라 자율적으로 실시키로 했다.

지난해부터 임원을 대상으로 연봉제를 도입한 전자소그룹의 경우 내년초부터 이를 부장급으로 확대하고 단계적으로 과장급까지 연봉제를 실시할 방침이다. 생산직은 실시대상에서 제외키로 했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능력과 성과에 따라 대우하는 선진형 급여체계를 통해 인력을 전문화하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연봉제를 확대 실시하게 됐다』고 도입배경에 대해 설명하고 『그러나 현재 소그룹별로 다양한 형태의 시안을 마련중이지만 방식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의견이 제시되고 있어 완전히 정착될 때 까지는 적잖은 시행착오가 따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삼성의 연봉제는 그동안 단계적으로 추진해온 조직개편에 이어 사람으로까지 개편대상을 넓힌다는데 의미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기업들의 연봉제 도입은 아직 초기단계로 대부분이 일부 계열사의 연구개발이나 정보통신 분야 등 특수직종에 대해 부분적으로 도입하고 있으며 효성은 그룹 차원에서 이를 도입, 실시하고 있다.

한편 업계에서는 삼성이 그룹 차원에서 연봉제를 도입할 경우 재계 전체에 그 제도가 급속히 확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민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