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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철씨 수사는 지금부터(사설)
입력1997-05-02 00:00:00
수정
1997.05.02 00:00:00
김현철씨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하나 둘씩 정체를 드러내고 있다. 현철씨 비리 사건을 수사중인 대검 중앙수사부는 현철씨가 두양그룹회장 김덕영씨로부터 3억원을, 또 다른 재벌총수들로부터 10억원대의 돈을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그는 지난달 25일 열린 국회청문회에서 부정한 돈을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오히려 한술 더떠 『청문회에서 진실이 규명돼 결백이 밝혀지길 바란다』고 역공을 취하기도 했다. 불과 1주일도 안돼 들통이 날 거짓말을 그는 국민들앞에서 태연하게 해댔다.그러나 당시 TV로 청문회를 지켜본 대다수 국민들은 현철씨가 진실을 말하고 있다고 믿질 않았다. 그래서 검찰의 수사에 마지막 기대를 했었다. 검찰 수사로 각종 비리가 한꺼풀씩 벗겨지면서 그의 이권개입 의혹은 김영삼 정권 출범이후 수행된 주요 정책사업으로까지 확대될 기미다.
이같은 상황하에서 지금 검찰은 현철씨에 대한 수사 한계점을 놓고 의견차가 분분하다는 얘기다. 수사의 완급을 조절한다는 것같은데 그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현철씨를 싸고도는 의혹은 당초 한보철강 불법외압대출의 「몸통」설에서 비롯된 것이다. 1일로 막을 내린 국회 청문회에서도 한보사태의 실체적 접근조차 하지 못한 판국에 검찰의 수사 완급설은 한보비리의 진실을 그대로 덮어두겠다는 셈이나 다름없다.
최근 검찰총장은 수사결과 현철씨는 한보비리와는 관련이 없는 것같다고 밝혔다. 검찰총장은 현철씨에 대한 수사가 한보비리와는 관련없는 「표적수사」일 수 있다는 점에서 곤혹스러움을 나타냈다.
검찰의 이같은 자세는 어쩌면 수사를 조기 종결하겠다는 뜻으로도 보인다. 한보사태나 현철씨 스캔들로 온 나라가 들썩거린지 지금 몇개월째인가.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상황속에서 국민들에게 일하겠다는 의욕마저 앗아간 비리를 왜 철저히 파헤치지 않겠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
현철씨 의혹과 한보사태의 몸통을 밝히는 수사는 지금부터다. 청문회에서 거론됐던 각종 의혹에 대해 검찰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규명해야 한다. 이것이 국민들에게 새로운 검찰상을 심어주는 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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