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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수필] 소니와 KAL의 명예회장

소니의 모리타 아키오(盛田昭夫) 명예회장이 3일 별세했다. 오부치 수상과 미야자와 재무상이 즉각 상가로 달려가고 일본 각계에서 깊은 애도를 표하고 있다. 일본 매스컴에서도 고인의 공적에 대해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오늘날의 소니를 키운 위대한 기업가로서 온 사회의 칭송과 존경을 받고 있는 것이다. 같은 때 한국에선 오늘날의 KAL을 키운 조중훈(趙重勳) 명예회장이 탈세혐의로 검찰에 고발됐다.한 사람은 존경받을 일을 했고 한 사람은 그렇지 못했다고 생각하면 그만이겠지만 꼭 그렇게 단순하게만 볼 수 있을까. 존경받는 처신을 하지 않을 수 없게 하는 사회풍토나 문화도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소니의 모리타 명예회장의 업적은 온 세계가 인정하는 바다. 2차 대전 후 도쿄통신공업이란 중소기업에서 출발해 오늘날의 소니가 된데는 모리타씨의 절대적인 공헌이 있었다. 동업자인 이부카 마사루(井深大)씨가 기술을, 모리타씨가 마케팅을 맡아 동네 공장을 세계의 소니로 키웠다. 「소니」하면 생각나는 트랜지스터 라디오나 워크맨이 모리타씨의 작품이다. 물론 경영상의 몇가지 실수도 있었으나 빛나는 업적 때문에 거론치 않는다. 모리타씨의 더 훌륭한 업적은 이부카씨와 서로 돕는 관계를 기막히게 유지한 것과 훌륭한 후계자를 키워 승계를 잘 했다는 점이다. 소니의 현회장인 오가(大賀典雄)씨는 원래 성악가였는데 모리타 회장이 삼고초려 끝에 스카우트해 소니의 기둥으로 키웠다. 이런 튼튼한 후계구도 때문에 모리타 회장이 93년 뇌일혈로 쓰러져도 소니는 끄덕없이 발전할 수 있었다. 오가 회장은 지금 이데이(出井) 사장을 후계자로 잘 키우고 있다. 한국과 같은 항공 황무지에서 KAL을 세계적 항공회사로 키운 趙회장의 공적도 모리타 회장에 못지 않다. 그러나 뒷마무리가 달라 오늘날의 불행을 당했다고 볼 수 있다. 창업자의 노파심에서 만사를 끝까지 챙겼고 유능한 후계 경영자를 키우기보다 피붙이에 집착하다 보니 전반의 빛나는 업적에 큰 상처를 낸 것이다. 趙 회장의 불운이고 한국의 불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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