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易地思之- 가장 매너 나쁜 팀
입력2000-05-28 00:00:00
수정
2000.05.28 00:00:00
易地思之- 가장 매너 나쁜 팀골프장에서 어떤 팀이 가장 매너가 나쁜지 묻는다면 여러 가지 대답이 나올 것이다.
내기 골프를 하면서 지연 플레이를 하는 팀, 큰소리로 떠들면서 불쾌감을 주는 팀, 앞 팀이 플레이 중인데 샷을 해 위험한 상황을 만드는 팀 등을 꼽을 수 있겠다.
그러나 정답은 따로 있다. 「바로 앞 팀」이다.
골프장에서 바로 앞 팀에 대해 한 번이라도 욕하지 않거나 흉보지 않았던 골퍼는 없을 것이다.
티샷을 하려고 기다리고 있는데 빨리 세컨 샷을 하지 않는다든가, 특히 볼을 찾는다고 헤맨다거나, 또 그린에서 퍼팅을 하면서 꾸물거리는 것을 보면 부아가 끌어 오른다.
그렇게 게임이 밀리는 것은 골프장 탓도 있겠고, 그 앞 팀의 더 앞 쪽에 뭔가 사연이 있을지도 모르는데 우선은 눈에 보이는 바로 앞 팀의 매너가 나쁘기 때문이라고 믿어버리는 것이다.
그러나 아주 중요한 사실은 바로 자신들이 바로 뒷 팀에게는 또 가장 매너가 나쁜 팀이 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자신들은 「앞팀이 그러니까…, 우리 잘못이 아니지」하면서 전혀 미안한 마음없이 당당하게 플레이를 하고 있는데 뒷팀에게는 이유 불문하고 짜증스런 존재가 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서로의 입장을 바꾸어서 생각해(易地思之) 보자는 것이다.
골프장에서만이 아니라, 우리가 거리에서 운전을 하면서 앞서 가고 있는 차에 대고 「왜 저렇게 꾸물거려」「어 어디서 끼어들려는거야」「좀 비켜주지 않고」등등 욕을 하고 비판하는데, 그 뒤쪽의 차들은 또 앞쪽을 보면서 비슷하게 탓을 한다.
이렇게 골프장에서, 거리에서 우리는 바로 붙어 있는 이웃들과 서로 욕을 하며 흉을 잡고, 또 잡히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모든 일상사에서 앞뒤에서, 좌우에서 여러 가지의 인간관계를 맺고 사는 가운데 흉이 생기고, 매너 나쁜 팀(사람)이 되는 경우가 적지 않으므로 가까운 관계일수록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한다는 것이 중요하다.
부킹, 교통 등 그 어렵게 골프장에 왔으니 앞 팀에 대한 원망이나 남의 탓일랑 하지 말고 느긋하게 즐기자고 다짐해 본다.
입력시간 2000/05/28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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