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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완 "재정의 화수분은 없다"

대외경제장관회의 참석… 정치권 예산 늘리기 요구에 일침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여야를 막론한 정치권이 복지예산 늘리기에 혈안이 된 가운데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연일 '포퓰리즘'을 경계하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박 장관은 25일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유럽 재정위기를 거울 삼아 우리도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한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재정의 화수분은 없다는 신조로 부모세대가 누린 혜택이 부메랑이 돼 자녀세대에게 과중한 계산서로 돌아가지 않도록 건전한 재정운용에 배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최근 각종 비유법을 동원해 정치권의 예산 늘리기에 일침을 가하고 있다. 앞서 지난 22일 재정관리위원회에서 "건전재정은 거시정책의 안정적 운용을 위한 안전판"이라고 말했고 17일 세계은행 주최 재정 콘퍼런스에서는 국가재정을 세한삼우(대나무ㆍ소나무ㆍ매화나무 등)의 '뿌리'에 빗대며 "재정은 겨울에 영양분을 공급해주는 뿌리"라고 역설했다. 23일 기자간담회의 핵심 주제도 '재정'이었다. 그는 "국회 상임위에서 증액된 내년도 예산이 10조8,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라고 했다가 "2009년 13조2,000억원이 증액된 적이 있다"는 김동연 예산실장의 귀띔을 받고는 "사상 두 번째 규모"라고 정정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국회의 증액 요구를 최대한 억제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죽하면 최근 과천 관가에서는 박 장관의 발언은 '재정'에서 시작해 '재정'으로 끝난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최근 재정부가 발표하는 보도자료도 포퓰리즘 방지를 위한 '여론전'의 냄새가 물씬 풍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날치기 통과로 공전 중인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직전 '중남미의 어제와 오늘' '디폴트의 세계사' '스웨덴 재정개혁' '그리스 재정위기 원인' 등 외국의 재정관리 실패 또는 성공사례를 분석한 자료만 4~5건에 달한다. 이들 자료에는 어김없이 포퓰리즘으로 인한 재정확대가 경제위기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내용이 등장한다. 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최근 국회 상임위에서 예산이 10조원 넘게 증액된데다 한미 FTA 비준에 따른 보완대책에 2조원~3조원의 재정이 추가 투입될 것으로 예상돼 2013년 재정균형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며 "여당까지 복지재정에 나선 만큼 기댈 곳은 여론밖에 없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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