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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진의 할리우드 21]소재빈곤 속편 개봉 잇달아

할리우드의 창의력은 모두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올해 개봉되는 영화중 속편은 무려 17편이나 되는데 이는 지난 10년내 최다의 숫자다. 여기에는 옛날 영화의 신판이나 TV작품을 스크린에 옮긴 것은 포함돼 있지는 않다. 이렇게 속편이 범람하는 것은 그것들이 장사가 잘 되기 때문이다. 작년에 개봉된 속편의 총 흥행수입은 12억달러로 이는 전체 흥행수입의 14%를 차지하는 액수. 흥행수입을 집계하는 AC닐슨EDI사의 톰 보리스 사장은 "관객들은 이야기도 익숙하고 주인공도 친근하기 때문에 속편을 매우 좋아한다"고 말했다. 올해 나올 속편으로는 지난 15일 개봉된 '네버랜드로 돌아가다'(디즈니의 만화영화'피터 팬'(1953)의 속편)에 이어 '오스틴 파워즈'제3편을 비롯해 '멘 인 블랙'과 '스튜어트 리틀'속편 그리고 제임스 본드가 북한첩자와 싸우는 007시리즈 제20편 등이 선보인다. 이밖에 '스타 트렉'이 열번째 속편을 선보인다. 이중에서 가장 팬들의 관심을 많이 모으고 있는 영화는 '스타워즈'시리즈 제2편 '클론의 공격'. 올 여름에 개봉되는데 엄청난 '스타워즈'세력에 힘입어 빅히트가 예상된다. 또 연말에는 작년의 2편의 최고흥행작들인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과 최근 발표된 오스카상 수상후보에 무려 13개나 오른 '반지의 제왕'의 속편도 나온다. 흥행대작만 속편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1995년에 나온 액션영화'데스페라도'는 2,500만달러밖에 수입을 못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토니오 반데라스가 주연하는 제3편 '옛날 옛적 멕시코에'가 5월 개봉된다. 속편이라고 반드시 흥행에 성공하는 것은 물론 아니다. 이미 평가가 끝난 영화를 계속 고집할 경우 실패할 가능성도 비례적으로 커진다. 영화사들이 전혀 새로운 아이디어를 지원하는 경우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은 속편붐이 몰고온 부작용이다. 영화 흥행분석가 폴 더가라비디언은 "마냥 베스트셀러나 특징적인 문화현상에만 의존해 영화를 만들수 없는 일"이라고 전제하고 "모험을 두려워하면 전혀 새롭고 독창적인 감각의 영화가 뿌리내리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속편붐의 이유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할리우드는 머리 쓰기를 싫어한다'는 것이다. /한국일보 LA미주본사 편집위원ㆍLA영화비평가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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