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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광수, 한국 화단을 말하다
입력2003-11-02 00:00:00
수정
2003.11.02 00:00:00
이진우 기자
오광수 전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은 오랫동안 미술 현장에서 활동하면서 100여편에 이르는 작가론을 써왔다.`21인의 한국 현대미술가를 찾아서`(시공사 펴냄)는 1970년대 후반에서 최근까지 그가 발표한 작가론 중에서 한국의 현대미술을 대표할 만한 작가 21인을 뽑아 묶은 것이다.
이 책은 3부로 나누어 구성됐다. 제1부 `전통과 변혁`은 주로 동양화 영역으로,전통적 묵법을 새롭게 가다듬은 작가들과 형식적 실험을 통해 동양화의 현대적 위상을 정립한 작가들을 중심으로 엮었다. 이상범, 변관식, 장우성, 김기창, 이응로, 박래현, 서세옥 등이 그들이다.
제2부 `자연과 조형`은 자연주의적 입장에서 출발해 다양한 자기 세계를 펼친 작가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도상봉, 이중섭, 장욱진, 박고석, 변종하, 권옥연 등.
제3부 `의식과 방법`은 고유한 정서체계와 조형의 상관관계를 천착해온 작가들을 다루었다. 김환기, 남관, 유영국, 곽인식, 김창열, 박서보, 하인두, 한묵이 이에 해당한다.
저자는 이들 작가가 어떤 생각에서 작품활동을 했고 어떤 방식으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했는지, 그리고 그가 활동한 시대와 어떤 관계를 맺고있는지 포괄적으로 보여준다.
이상범에 대해서는 저자는 "꾸준한 작가"라고 감탄을 표한다. 꾸준하다는 것은 노력형이란 뜻이며 동시에 재간을 부리지 않는다는 의미도 함축된다. 동시에 화풍의 일관성을 반영해주기도 한다. 한마디로 "꾸준한 자기세계의 천착"을 말해준다.
장욱진의 작품세계는 "단순과 균형"이라는 말로 요약한다. 그가 주로 다루었던 소재는 나무, 집, 새, 아이, 마을, 가축 등. 그의 화면은 좌우대칭과 강한 중심의구도가 많다. 김환기에 관해서는 "생애를 통해 자기세계의 꾸준한 모색과 확립을 작품의 내용뿐만 아니라 매재의 확대를 통해서도 지속해 왔음을 파악케한다"고 말했다.
저자는 서문에서 "미술사가 있는 것이 아니고 미술가가 있다는 말이 있다. 관념으로서의 미술의 역사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실존으로서의 미술가의 창조적 활동이 존재한다는 의미이다"라고 설명하고 "한국 현대미술의 역사는 바로 이들 뛰어난 미술가들의 창조적 활동의 집적에 다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진우기자 ra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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