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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선통신분야] '투자빈곤' 허덕
입력1999-04-07 00:00:00
수정
1999.04.07 00:00:00
류찬희 기자
이동통신·위성부문의 과잉투자가 극심한 반면 국내 유선통신부문은 「투자빈곤」에 허덕이고 있다.국내 총 전화회선은 2,500만. 이는 인구 100명당 45회선이 보급돼 있는 것으로 가입자수만으로 볼 때는 세계 8위권이다. 음성만 통하는 전화설비로는 세계적인 수준이다.
반면 데이터서비스를 제공하는 설비 수준은 형편없다. 움직이는 영상은 차치하고, 128KBPS정도의 정지 영상이라도 볼 수 있게 해주는 전화 회선은 겨우 14만이다. 전체 회선의 1%도 안되는 가입자만 데이터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현재 인터넷 인구가 300만을 넘어섰고, PC통신인구까지 합치면 800만명이 데이터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게 해주는 인프라는 원시적이다. 지금의 전화선을 이용한 전송속도는 33.6KBPS정도. 신문 24면 분량의 데이터를 전송받는데 1분 이상 걸린다. 컬러사진이나 움직이는 영상을 주고받으려면 끝없는 시간이 흘러야 한다.
재택근무·원격교육·전자상거래 등 고속데이터 서비스 수요는 크게 증가하지만 아직까지는 느려터진 전화선에 의존해야 하는 실정이다.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가능케 할 광케이블의 경우 시외 구간 3만227㎞는 모두 깔렸고, 시내구간은 5만6,493KM중 84%가 광케이블화 됐다. 기간망은 나름대로 구축됐으나 문제는 가입자망이다. 33만5,000KM중 14%에 해당하는 4만8,000KM만 광케이블이 깔렸다. 고속도로가 있어도 이를 연계하는 도로망이 없으면 고속도로가 무용지물인 것과 마찬가지다.
고속도로 인터체인지 역할을 하는 교환기의 경우 800만회선이 아직도 반전자교환기다. 일본, 프랑스, 대만 등이 100%디지털 교환기인데 비해 우리는 아직도 전화가입자 4명중 1명 꼴인 25%정도가 반전자교환기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기존 전화선을 이용, 33.6KBPS까지 속도가 올라간 것도 모뎀 교체로만 이뤄졌을 뿐, 망 고도화 때문은 아니다. 정보통신부의 형태근(邢泰根)과장은 『지금까지 망고도화를 위한 투자는 전무했다』고 털어놓는다.
정부는 오는 2002년까지 10조4,000억원을 투자, 가입자망 광케이블을 30%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최소한 움직이는 영상을 주고받을 수 있는 수준인 1.5MBPS수준의 초고속통신망을 갖출 계획이다. 그러나 이에 필요한 엄청난 재원의 대부분인 8조1,000억원을 한국통신 혼자서 부담하도록 떠넘겨져 있지만 정작 투자 당사자인 한국통신은 투자재원이 없어 허덕이고 있다. /류찬희 기자 CHANI@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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