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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에 생기를/최동규 중기연 부원장(여의도 칼럼)
입력1997-08-09 00:00:00
수정
1997.08.09 00:00:00
최동규 기자
연일 신문지상에 단골메뉴로 등장하는 기사거리들이 있다. 기아그룹의 부실화, 청소년문제, 사교육비 문제, 병역면제 등이 그것이다.국정을 논하고 선진사회창출을 꾀해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는 정치권에서 한 개인의 병역면제에 대해 격론을 벌이고 있는 모습은 안타깝기조차 하다.
무엇이든 밝힐 것은 밝혀야 한다. 그러나 지금 우리나라가 처해 있는 상황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이런 문제가 그렇게 민생이나 경제문제를 뒤로 할만큼 중요한 문제는 아니지 않을까 싶다.
선진정치와 후진정치의 근본적인 차이는 정당의 정책이 우선하느냐, 아니면 인물이나 인기가 우선하느냐의 차이라고 본다. 우리나라의 정당 혹은 대통령 후보들과 유권자들은 정책이나 공약을 그저 양념쯤으로만 치부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대통령 후보들도 유권자를 적당히 속이고, 유권자도 속아넘어가 줄지도 모른다.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지금 우리의 정치인들은 무엇을 먼저 해야만 하는지를 알아야 한다.
국민들은 경기불황으로 의욕을 상실해가고 있고, 기아그룹 등 대규모기업들의 부실화로 기업은 투자의욕을 잃어가고 있다.
중소기업부도는 올해가 사상최대라는 반갑지 않은 기록이 예상되고 있다. 한번 부도를 경험하고 나면 새로운 기술이나 시장을 찾아서 끊임없이 재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있는가. 우리는 그런 기회가 제도적, 관행적으로 보장되어 있지 않다.
정상적인 거래관계나 신용을 회복하려면 너무나 많은 세월이 지나야 한다. 기술의 수명주기는 하루가 달리 빨라지고 있어 과거 년단위 기술수명이 이젠 몇개월 단위로 단축되고 있다.
기술이 떨어지고 경쟁력이 없으면 시장도태는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되 새로운 기술과 시장을 향해 마음껏 용기를 갖고 뛰어들 수 있게 하는 그런 경쟁의욕을 용솟음치게 하는 산업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지금 우리에게 부도는 곧 재기의 기회조차 앗아가는 공포일 뿐이다.
지금 정치권이 무엇을 우선해야 하는지 명확하지 않은가. 시들어가는 중소기업에 생기를 불어넣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이번 대통령선거 만큼은 진정 나라를 걱정하고 국민을 생각하는 바탕위에서 치루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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