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기시장이 진공청소기 위주에서 스팀청소기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지난 2004년 한경희생활과학이 제품을 출시하면서 본격적으로 형성되기 시작한 스팀청소기 시장은 연간 판매대수가 200만대 규모로 확대됐다.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진공청소와 스팀청소기능을 결합한 복합형 제품이 대거 출시되면서 청소기 시장의 주력제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 2006년 한해 동안 스팀청소기는 약 200만대 가량 팔려 150만~160만대 수준인 진공청소기 판매량을 크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스팀청소기는 물걸레질을 간편하게 할 수 있는 편의성에다 살균기능까지 갖춰 해마다 판매량이 20만~30만대씩 꾸준히 늘고 있다. 특히 지난 하반기부터는 진공ㆍ스팀청소를 따로 하는 번거로움을 없앤 진공ㆍ스팀청소 일체형 제품이 대거 출시돼 시장확대를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스팀진공청소기를 판매하고 있는 한경희생활과학은 지금까지 월 2만대씩 총 10만대 정도를 팔았다. 유닉스전자가 지난해 4월 출시한 ‘래픽스 투인원’도 누적판매량이 8만대에 이른다. 중소기업들이 시장을 주도하면서 청소기 시장을 잠식하자 대기업들도 뛰어들고 있다. LG전자가 지난해 5월 ‘스팀 싸이킹’을 선 보인데 이어 삼성전자와 대우일렉트로닉스도 곧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한편 최근 한국갤럽이 전국 6개 대도시에 거주하는 30~40대 기혼여성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절반 정도인 47.6%가 스팀청소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스팀청소기 판매량이 빠르게 늘어난 데는 기존 일반형 청소기에 비해 가격이 저렴해 ‘보조 청소기’로 구입하는 주부들이 많기 때문. 특히 독신자와 조기 퇴직자 등 집안일을 하는 남성들이 늘면서 간편하게 청소를 끝낼 수 있는 복합기능의 청소기를 선호하는 것도 인기에 한 몫하고 있다. 또 구매가 편리한 TV홈쇼핑을 적극 공략한 것도 빠른 시간에 보급률을 높이는 요인이 됐다. 한경희생활과학과 유닉스전자의 경우 TV홈쇼핑 판매 비중이 70~80%에 이른다. 배상준 하이마트 생활가전 바이어는 “스팀청소기가 인기를 끌면서 고급형부터 실속형까지 다양한 라인업이 갖춰져 소비자들의 선택 폭이 넓어지고 있다”면서 “앞으로 편의성과 제품 기능을 더욱 강화한 프리미엄 제품이 더욱 늘어나면서 청소기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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