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들이 중국산 저가공세에 맞서 살아남자면 기술과 생산성 혁신으로 정면승부를 걸어야 합니다. 순수 국산기술로 만들어도 글로벌 시장을 장악할 수 있는 초저가제품이 가능하다는 점을 확실히 보여주겠습니다." 국내의 한 중소기업이 독자적인 '제조소매업 생산모델'을 무기로 삼아 9,900원짜리 '메이드 인 코리아'MP3플레이어를 선보여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회사는 중국산 저가제품에 시달리고 있는 내수시장은 물론 조만간 중국시장 공략에도 나서겠다며 각오를 다지고 있다. 음악솔루션 개발업체인 비비티의 변우영 사장은 10일 기자와 만나 "PNIX-SD(사진) MP3플레이어의 양산에 들어가 예약판매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국내시장 판매에 들어갔다"며 "이미 일본에서도 판매를 시작했으며 중국에 10만대 규모의 수출계약도 추진중"이라고 말했다. 판매가 9,900원의 PNIX-SD는 비비티가 이전에 선보인 저가 MP3플레이어의 장점을 모두 망라한 전략제품으로 시장 판도에도 새로운 변화를 몰고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변 사장은 "디지털 제품은 고가나 아니면 아주 저가로 판매해야만 경쟁력이 있다"며 "독자적으로 개발 구축한 '제조소매업 생산모델'로 가격혁신을 이뤄 100% 국내에서 만들어지지만 중국산과도 가격경쟁이 가능한 9,900원에 제품을 선보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비비티의 제조소매업 생산모델은 상품의 기획부터 디자인, 생산 판매, 유통 등을 직접 운영함으로써 신뢰성과 품질은 높이면서 생산단가를 낮추고 유통마진을 없앤 방식이다. 이와 함께 제품을 모듈화함으로써 생산에서 배송까지 이르는 시간을 2주로 단축했다. 변 사장은 "제품의 모듈화를 통해 소비자가 원하는 디자인에 즉각적으로 대응해 제품을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며 "판촉물이나 기념품 등으로의 공동구매를 유도함으로써 수요예측의 오류를 줄여 생산자금과 재고관리의 유연성을 높이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이 제품의 가격과 구동방식은 첫 제품인 거북이MP3(Turtle-S9)와 마찬가지로 메모리를 내장하는 대신 디지털카메라, 내비게이션, PMP 등과 함께 쓰이는 SD, MMC 등의 메모리 카드를 외부메모리로 쓸 수 있도록 했다. 또 디자인과 사용방법은 지난해 굿디자인을 수상할 정도로 세련된 이미지를 갖춘 기존의'PNIX-S100'제품을 활용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흔히 중소기업 제품의 취약점으로 꼽히는 사후서비스(A/S)에도 남다른 신경을 썼다. 비비티는 현재 중소기업공동A/S콜센터를 최대한 활용해 소비자가 사용중 불편한 점이 있으면 즉각적으로 제품을 수리받을 수 있도록 배려했다. 변 사장은 "MP3플레이어 시장은 사양산업이라는 인식이 많지만 메이드 인 코리아를 통한 품질 보장과 9,9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공략할 수 있는 시장은 충분히 열려 있다"며 "MP3플레이어 종주국의 자부심을 갖고 글로벌 디지털음악기업을 목표로 열심히 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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