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동시다발적으로 추진 중인 FTA(자유무역협정)는 공산품 수출 증가와 동시에 농업시장 개방 확대를 의미한다. 관세철폐 및 인하대상에 있어 농수산물도 예외는 아니기 때문이다. 협상 국가별로 FTA 발효시 농업에 미칠 파장을 보면 관세가 즉시 철폐된다는 가정 하에 한ㆍ아세안의 경우 연간 2,739억원의 농가 총수입(경비를 공제하지 않은 수입:조수입)이 감소(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분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협상을 진행 중인 캐나다와의 FTA가 체결될 경우 712억원의 농업부문 생산 감소가 전망되고 있다. 특히 국내 쇠고기 산업은 가장 많은 피해를 볼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ㆍ미 FTA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관세 및 국내 보조금 철폐로 10억달러의 국내 생산액 감소가 예상된다. 특히 보리 등 잡곡과 낙농 분야에서는 큰 타격이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한ㆍ멕시코와의 자유무역협정 역시 농산물 전 부분에서 생산 감소를 불러올 것으로 보이고 있다. 우리 정부가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한ㆍ중 FTA 타결시에는 쌀과 과채류 시장이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DDA(도하개발어젠다) 협상이 현재 농업분야 개방 폭을 놓고 각국의 이해관계가 대립하며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우리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FTA는 소리 소문 없이 농산물 시장의 문을 하나 둘 열어가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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