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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관리 종합대책 시급
입력2002-02-15 00:00:00
수정
2002.02.15 00:00:00
실종사건등 잇딴 발생…정부와 마찰 잦아
탈북 귀순자인 유태준(34)씨의 재입북→재탈북 과정과 최근 탈북자들의 해외 체류중 실종 사건 등이 잇따라 발생함에 따라 정부의 종합적인 탈북자 관리대책 재검토가 시급한 실정이다.
현재는 탈북자의 해외 체류에서 국내입국까지 과정은 국가정보원과 외교통상부가, 국내 입국후 심문과정은 국정원과 경찰 등이, 정착과정은 통일부와 경찰 등이 담당하고 있다.
이같은 복잡한 탈북자 관리체계에다 탈북자들의 경우 해외여행 및 장기 해외 체류 허가등 처우에 대한 각종 요구가 높아지면서 '보호' 중심의 정부 대책과 마찰을 빚고 있다.
▲정부와 탈북자간 갈등= 재북 가족을 데리고 오기 위해 혹은 해외여행이나 사업상 탈북자들의 해외 여행 허가 요구가 점차 늘어나고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이들에 대한 신변보호를 이유로 해외여행에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어 갈등을 빚고 있다.
지난 97년 국내에 입국한 탈북자 A씨는 "정부에서 탈북자라고 여권을 잘 발급해주지 않는다"며 호주 이민국에 난민 자격심사를 신청한 최근의 사례가 해외여행을 둘러싼 탈북자와 정부간 대립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고 지적했다.
탈북자들은 남한에 들어와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 한국민이 됐다는 점을 들어 해외여행의 자유등 기본권을 보장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정부의 지나친 해외 여행 규제 혹은 여권발급 보류 조치로 인해 자신들의 인권 및 사생활을 침해당하고 있는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등을 통해 재북 가족을 데려오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해외여행중 관계기관과의 연락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정부측 설명이다.
정부는 작년 한해동안 입국한 탈북자가 583명에 이르는 등 총 1천700여명에 이르는 탈북자들의 해외체류까지 챙기기는 사실상 어렵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본인들의 희망에 따라 해외여행을 허용한 만큼 자신들의 특수한 신분을 인식하고 스스로 신중하게 행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관련 부처간 공조미비= 북한 이탈주민의 탈북에서 국내입국, 정착까지의 과정에는 통일부, 외교통상부, 국가정보원, 경찰 등 다양한 부처들이 관련돼 있다. 하지만 부처 이기주의로 인해 공조가 실종된지는 이미 오래다.
유태준씨 재입국 과정이 대표적인 사례로 통일부는 유씨의 탈출기가 언론에 공개되기까지 유씨의 입국 사실에 대해 모르고 있었다. 또 국정원은 언론에서 유씨의탈출 경위에 의혹이 제기되자 뒤늦게 거짓 증언임을 밝히는 촌극을 벌이기도 했다.
또 외교부는 탈북자의 해외체류중 벌어지는 사건에 대해 협상중임을 내세워 쉬쉬하기가 일쑤이고 신변보호를 담당하는 경찰도 형식적 보호에 그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에 따라 탈북자의 종합적인 관리를 위해 관련 부처를 아우르는 기구의 설치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경수로기획단과 같은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입체적인 탈북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탈북자들의 요구와 이들에 대한 철저한 관리라는 딜레마에 빠져있다"며 "현재도 대부분 해외 장기체류 탈북자들과는 연락을 하고 있지만 앞으로 해외체류 탈북자들에 대한 철저한 관찰을 통해 예방조치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민 백두한라회 회장은 "탈북자들의 해외여행이 다소 위험한 것은 사실인 만큼 정부에 무작정 여권을 내놓으라고 하기 보다는 철저한 여행 계획과 국내와의 연락선 등을 미리 확보한다음 해외에 나갈 필요가 있다"며 "탈북자들의 반발이 있더라도 형식적인 신변보호보다는 인력을 확보해 실질적인 보호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장용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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