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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소비자파산 1000명넘어 사상최대
입력2003-01-07 00:00:00
수정
2003.01.07 00:00:00
최수문 기자
신용불량자 급증이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법원에 접수된 개인(소비자) 파산 신청건수가 1,000명을 넘어서는 등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6일 대법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 현재 전국 법원에 접수된 개인파산 신청건수는 모두 794명으로 지난 2001년의 전체 672명을 이미 넘어섰다. 개인파산 신청건수는 98년 350명, 99년 503명, 2000년 329명 등으로 꾸준히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의 경우 신용카드 연체자 등이 급증하면서 연간 규모로는 처음 1,000명을 돌파한 것으로 보인다.
통상 서울 지역이 전체 개인파산자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데 서울지법 파산부는 지난해 신청자가 모두 506명으로 전년의 278명보다 82%, 면책건수는 192건으로 전년보다 70% 각각 증가한 것으로 파악했다.
◇파산시 받을 불이익은 잘 몰라=개인파산 신청자의 경우 40대 이상은 주로 사업실패나 빚보증 때문인 반면 전체의 20~30%를 차지하는 20대의 경우는 신용카드 연체가 주원인이다.
최근 20대의 파산신청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개인파산으로 모든 빚을 탕감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파산자는 재산권 행사 및 금융거래에 제한을 받는 것은 물론 공무원이나 변호사ㆍ의사 등의 전문직을 가질 수 없다. 법원의 허가 없이는 주거지를 옮길 수도 없다.
서울지법 파산부의 윤강렬 판사는 “파산신청만으로 모든 빚이 없어진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면책결정을 받기 위해서는 낭비 때문이 아닌 부득이하게 빚을 졌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며 “지난해 서울지법에 들어온 개인파산 중에서 38%인 192건만이 면책결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모럴해저드 우려도=개인파산제를 악용한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도 우려되고 있다.
중소기업체에서 일하는 박모(21ㆍ여)씨는 여상 졸업 후 직장생활 3년 만에 7,200만원의 빚을 졌다. 5개의 신용카드를 이용, 돌려막기를 하다가 결국 지난해 초 서울지법에 개인파산을 신청했다.
박씨는 카드대금을 “생활비로 사용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카드 명세서 확인을 통해 그가 샤넬 핸드백 등 고가품을 구입한 것으로 밝혀내고 면책 불허가 결정을 내렸다.
◇면책 적용 엄격히 해야=빚이 생긴 내역에 대해 법원이 심리한다고 하지만 법규나 조사인력 등의 면에서 틈이 많다. 카드 사용처에 대한 신용카드사의 협조 부족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무분별한 개인파산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이유로 파산한 경우는 채무조정을 통해 갱생의 기회를 마련해줘야 하지만 제도를 악용하는 경우는 엄격히 단속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개인파산은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다”며 “개인 빚이 늘면 소비심리 위축, 자산가격 하락, 금융회사 부실 등으로 이어져 결국 경제회복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고광본, 최수문기자 chs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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