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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허송세월" 빈축
입력2004-11-24 17:25:04
수정
2004.11.24 17:25:04
공정법개정에 올인…정유사 담합등 현안조사 뒷전
공정거래위원회가 재벌개혁을 주요 내용으로 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온 힘을 쏟아붓는 사이 정작 국민 생활과 직접 관련된 조사는 소홀히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정유사 담합 등 핵심 현안 조사가 이뤄진 지 3개월이 넘도록 ‘조사 중’만 반복하며 결과물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공정위의 ‘밥그릇’에 민생 현안들이 치이고 있는 셈이다.
공정위의 한 관계자는 24일 “법 개정안 통과가 늦어지면서 하반기 실시됐던 조사 결과 대부분이 연말께나 나올 것”이라며 “일부는 내년으로 넘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유가 고공 행진과 관련해 지난 8월 전격 실시된 정유사 가격담합 조사의 경우 연내 결과가 나올지 장담할 수 없는 형편이다.
공정위는 8월16일 SK㈜ㆍLG칼텍스 등 4개 정유사의 가격담합 혐의에 대해 직권조사에 돌입했지만 현장조사를 마무리한 지 3개월이 지났음에도 일부 담합 혐의를 발견한 것 외에는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김치걸 공동행위과장은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큰 케이스인데다 위법성 요건을 갖추기 위해 상당 시간이 걸린다”며 “연내 결과가 나올지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신용카드 수수료 담합 조사도 현장조사 후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공정위는 할인점과 카드사 분쟁이 한창이던 9월1일, 이마트의 BCㆍKBㆍLG카드 제소를 기점으로 20여명의 직원을 투입해 수수료 인상 담합 여부를 조사했다. 조사 대상에는 삼성도 포함됐다.
담합행위가 확인될 경우 수수료 분쟁 해결에 큰 전환점을 맞이하지만 최종 결과는 일러야 연말께나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분쟁 당사자들간 합의가 도출될 때까지 조사 결과 발표를 미루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마저 나오고 있다.
6월 실시한 이마트 등 5개 대형 할인점 불공정 납품거래 역시 현장조사 4개월이 지났는데도 결론이 미뤄진 상태다. 공정위는 하반기 할인점 조사를 끝내는 대로 백화점과 TV홈쇼핑에 대한 직권조사에도 들어갈 예정이었으나 연내 착수 가능성은 희박해지고 있다.
2001년 9월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제소로 실시된 마이크로소프트(MS)의 메신저 등 끼워팔기 여부도 경쟁사인 리얼네트워크사의 추가 제소 등을 이유로 전원회의 상정이 내년으로 연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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