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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경월(기업지방화 전략)
입력1997-11-27 00:00:00
수정
1997.11.27 00:00:00
홍준석 기자
◎“강원은 제2의 고향” 70년유대 맥잇기/“맑은물이 원료” 청정환경보호 사력/93년 인수후 「경월」 시장확대 성과/레저타운·콘도건설등 개발사업 추진도강원도 강릉공항에 내리면 커다란 광고간판 2개가 방문객들의 눈길을 확 끈다.
「대관령 기슭의 맑은 청정수로 만든 그린소주」. 두산경월의 광고다.
「여기부터 우리집이니 환영합니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다정함과 자신감이 느껴진다.
1926년 설립된 경월은 70여년간 강원도에서 뿌리를 내리고 있는 지역토착기업이다. 지난 93년 11월 두산그룹에서 경영권을 인수했지만 「강원도민과 경월은 하나」라는 강한 자부심이 지역주민이나 회사 임직원 모두에게 짙게 배어있다.
오히려 이전보다 강원도내 소주시장에서 차지하는 경월의 비중은 80% 미만에서 85%로 높아졌다. 외지 관광객들의 소비량(약 15%)을 제외하면 강원도 지역의 대부분은 두산경월 제품만을 찾는다는 것이다. 강원도민들이 경월에 대한 사랑이 얼마나 강한 것인지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러나 경월에 대한 강원도민의 극진한 사랑이 그냥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두산이 그만큼 강원도에 정신적으로나 물질적으로 애정을 베풀면서 드러나지 않았던 지역주민들의 관심을 유도해 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두산은 지난 93년말 경월을 인수한 뒤 강원도 소주에 국한됐던 경월을 전국시장으로 넓혀 나갈 계획을 세웠다. 그래서 나온 것이 「그린소주」.
강원도 대관령의 청정수로 만들어 부드럽다는 전략은 소비자들의 기대에 정확히 부응, 그 영역을 점차 넓혀 나갔다. 생산능력도 키웠다. 인수 당시 4만㎘였던 생산설비를 이듬해인 94년에는 13만㎘, 95년 20만㎘, 그리고 지난해 10월 25만㎘로 지속적으로 늘렸다. 대대적인 투자와 함께 시장점유율도 크게 확대됐다. 93년 5%의 시장점유율로 소주랭킹 6위에서 올해 16.8%로 껑충 뛰면서 진로 다음으로 도약했다. 강원도에서 시장점유율 1위는 물론이다. 수출도 눈부시게 늘어나고 있다. 지난 95년 일본에 1천5백만달러 어치를 팔아 진로가 10년동안 공들인 실적을 하루아침에 쌓는 쾌거를 올렸다.
이처럼 경월의 급신장은 지역주민의 관심을 이끌어 내기에 충분했다.
강원도에서만 판매되는 제품이 전국적으로 팔리면서 강원도의 맑은물과 깨끗한 환경이 널리 알려졌다. 도에 내는 지방세도 강원도에 있는 제조업체중 가장 많아 졌다. 생산시설을 확충하면서 늘어난 종업원도 대부분 강원도 사람들로 뽑았다. 지난해 경포 잠수함 무장공비 침투때는 남자 사원들이 대부분 예비군으로 착출돼 공장을 세운 적도 있을 정도. 운송회사도 일부러 강원도내 회사를 선택했고, 심지어 팜플릿 제작도 서울의 유명회사를 제쳐두고 강원도 업체에다 맡겼다. 생산을 위해 투입되는 모든 것이 강원도에서 조달되는 것이다. 두산경월이 무엇보다 큰 관심을 갖고 있는 부분은 환경. 강원도의 맑은물을 소주원료로 사용하고 있는 두산으로서는 환경보호와 환경홍보가 회사의 사활을 걸 정도로 중요하기 때문이다.
김대중 사장은 『제품판매를 위한 청정환경 보존이 급선무』라고 말한다. 이에따라 지난 94∼95년 환경분야에만 57억원을 투자하고 환경정화시설을 개방하는등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소주업계에서는 유일하게 지난해 환경친화기업으로 선정됐다. 두산은 또 1사1하천 살리기 운동을 전개, 제왕산과 남대천에 월 2회씩 전사원이 참여하는 자연보호운동을 펼쳐 깨끗한 자연을 보존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특히 소주의 원료인 대관령 맑은물을 일반에게 제공키 위해 공장부근에 그린약수터를 설치, 물나누기 운동을 실천하고 있다. 현재 하루평균 7백명이 애용하는 이 약수터는 강릉시뿐 아니라 강원도의 명소로 알려졌다.
두산경월과 강원도와의 유대관계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각종문화행사 후원과 산학협동 지원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 지방무형문화제 13호인 단오제, 춘천 소양제등 강원도 각 문화행사를 지원해 지역문화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또 94년부터 실시하고 있는 강원도 하계프로모션은 강원도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가요제, 시음행사등 볼거리와 제품 샘플링을 제공하며 강원도를 알리고 있다. 특히 청색시대 출시 기념으로 실시한 정동진콘서트는 수천명의 관광객을 유치, 정동진역을 전국 유명 관광명소로 자리잡는데 일익을 담당했다. 특히 강릉시와 함께 지역주민 숙원사업이었던 회산교 증축공사에 24억원을 부담, 공동으로 시행하는 교량작업도 두산경월과 강릉의 밀접한 유대관계를 보여주는 일례라 할 수 있다.
강원도내 대학교와 공동으로 환경마케팅 연구를 하고 있고 연구비 지원도 이루어진다. 최근엔 초중등학교에 약 3배대의 사랑의 PC보내기 운동도 펼쳤다.
강원도에서 이루어지는 대부분의 행사가 두산경월과 연관있는 것으로 보면 된다. 이와함께 두산은 강원도를 본격적으로 개발한다는 계획아래 대대적인 육성작업에 돌입했다. 지난해부터 강릉에 종합레저타운인 두산랜드를 건설중이며, 춘천에는 제2 콘도를 건설하고 있다. 강원도는 두산의 제2의 고향이다.<홍준석 기자>
◎박용오 회장 전국 150곳서 현장경영… SOC투자 적극참여
두산그룹은 95년 지방자치제 실시 이전부터 지방사업장을 중심으로 지역사회와 긴밀한 유대관계를 맺어오고 있다.
지역특색에 맞는 사업을 적극 개발해 지역경제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으며, 문화행사 등을 통해 지역알리기등 지역사회 발전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특히 지방화전략에 남다른 관심을 보이고 있는 박용오회장은 전국에 있는 1백50개 사업장을 수시로 방문하면서 해당 임직원에게 지역사회와 친밀한 협조관계를 당부하고 있으며, 지역 유지들과 만남의 자리도 갖고 있다.
박회장의 현장경영이 곧 두산의 지방화전략 출발선인 셈.
두산은 지역사회의 균형적인 발전을 도모하고 유대관계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지역별 사업장 책임자들을 중심으로 지역사업장별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또 두산건설을 중심으로 지역 SOC사업에 적극 진출하는등 지역주민과의 일체감을 조성, 기업과 지역사회와의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강원도와 경기도 이천, 호남지역. 우선 OB맥주가 지난 50년대부터 호프농장을 횡성군에 조성함으로써 시작한 두산과 강원도와의 인연은 지금까지도 끈끈히 이어져 오고 있다.
강원도의 대표적 산물인 고냉지채소의 판로가 어려웠을 당시 두산이 강원도민의 소득향상을 위해 시작한 김치사업은 현재 「종가집」상표로 국내외시장에서 명성을 날리고 있다.
또 강원도 대표적 기업인 두산경월과는 지난 93년 인연을 맺어 그린소주 개발과 함께 강원도 지역소주를 전국소주로 키우는 한편 강원도 홍보에도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그룹차원에서 강원도를 본격 개발한다는 계획아래 지난해부터 강릉에 종합레저타운인 두산랜드를 개발중이며, 춘천에는 제2콘도를 건설하는등 강원도 지역에 집중투자하고 있다.
OB맥주의 맥주공장과 식품공장, 두산씨그램의 위스키공장, 두산제관의 캔공장등 그룹의 사업장이 가장 많이 밀집되어 있는 경기도 이천에서도 두산은 지역행사인 도자기축제 설봉문화제등을 후원하는등 지역주민과 동참을 통해 지역사회발전에 앞장서고 있다.
두산은 호남지역에서도 전남의 OB맥주 두산제관, 전북의 두산유리 두산백화를 중심으로 비엔날레 축제, 벚꽃아가씨 선발대회, 학교발전 기금등을 후원하고 있다.
◎인터뷰/김대중 두산경월 사장/“운송·원부자재 공급 등 지역사회서 모두 조달/문화·관광행사 후원 도민과 일체감 지속”
김대중 두산경월 사장(50)은 일주일에 3∼4일은 외박을 한다.
자택은 서울에 있지만 경월 본사가 강원도 강릉에 있기 때문. 가족과 떨어져서 지내는 것이 좋을리 없겠지만 경월의 4백여명 임직원들을 떠올리면 혼자 자는 것이 결코 외롭지 않게 느껴진다. 오히려 그들의 땀 흘리는 모습에서 힘을 얻곤 한다. 지난 1월 사장에 선임된 김사장의 마음에 강릉은 제2의 고향으로 깊게 자리잡고 있다.
두산경월이 강릉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상은.
▲단순히 본사와 공장이 있다고 해서 지역경제에 애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경월은 무엇보다 강릉을 떠나 강원도 전체를 대표하는 기업이라 할 수 있다. 강원도에 제조업 자체가 드물기도 하지만 경월은 항상 지역주민들과 함께 호흡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주의 원료에서 강원도의 맑은물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고, 운송회사 원부자재 종업원등 경월의 모든 것을 강원도로부터 조달하고 있다.
두산경월이 펼치고 있는 지방밀착경제를 설명한다면.
▲강릉시와 같이 회산교 교량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우리가 24억원을 지원하는 대규모 공사이기도 하지만 이 지역 주민들의 숙원사업이기도 하다. 또 강원도의 웬만한 행사는 경월이 후원한다. 예를들어 오징어 많이 팔아주기 행사부터 율곡축제, 춘천 소양제등 지역경제 및 문화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
이밖에 산학협동, 레저시설단지 조성도 강원도를 위한 경월의 노력이라 볼 수 있다.
두산경월의 지방화전략과 관련된 앞으로의 구상은.
▲세가지다. 경월이 갖고 있는 실체적 현황을 제시하는 것이다. 경월이 강원도에서 약 70년간 유통되어 오고 있으며, 강원도에서 가장 많은 지방세를 내고 있는등 강원도 발전에 물질적, 정신적으로 후원하고 있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알릴 계획이다. 지난 78회 전국체전에서 경월 소속 핸드볼팀이 우승했다는 것도 좋은 기회라 생각한다.
두번째는 강원도민의 생활상 편의를 도모하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약수터를 지어 공장을 개방하는등 「강원도민과 경월은 하나」라는 유대의식을 자연스럽게 연결시키고 있다. 마지막으로 경월을 축으로 강원도를 적극 홍보하는 것이다. 공장견학 사업은 그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한달에 평균 3천명 정도가 공장을 다녀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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