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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호골프칼럼] 작은 지혜
입력1998-11-13 00:00:00
수정
1998.11.13 00:00:00
프로골퍼 벤 호건이 골프 교습가 하비 페닉과 자선경기에서 같이 플레이한 적이 있다.호건은 까롭게 생긴 그린 위에서 쉽게 감이 오지 않는지 홀컵 주위를 몇차례돌더니만 캐디에게 「서쪽은 어느 방향인가?」라고 묻고나서 조심스레 퍼팅을 성공시켰다.
곁에서 광경을 지켜본 페닉은 「서쪽에」관한 궁금증을 풀길이 없어 경기가 끝난 후 클럽하우스에서 이유를 물었다.
호건은 『해는 동쪽에서 서쪽으로 움직이고 있으니 잔디결도 서쪽으로 눕게 마련 아닌가. 내 생각을 잠시 확인했을 뿐이네』라며 태연스럽게 대답했다.
이렇게 「작은 지혜」는 평소 대수롭게 여기지 않는 사소한 사실로부터 구하게 된다. 벤이 구성(球聖)이란 칭호로 존경받는 이유도 바로 이런 작은 지혜를 잘 이용한 덕분일 것이다.
그린은 살아 있는 자연의 한 부분이다. 주위 지형이나 일기상태, 코스 설계가의 숨은 의도에 따라 홀(컵) 주변은 여려 형태의 모양을 하고 있다. 우선 그린 전체의 경사외에도 퍼팅라인의 흐름을 바꿔 놓는 작은 경사가 있다. 그리고 홀(컵) 주변의 잔디결을 따라 볼의 흐름이 달라진다.
잔디결은 물 흐르듯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순결을 이루는 자연의 섭리를 따르고 있다. 잔디가 자라면서 잔디결도 무거워지므로 오전·오후의 기후 차이에 따라 퍼팅의 느낌(感)이 달라진다.
더욱이 잔디는 일정하게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양지 바른 곳과 그늘진 곳에 따라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또 바람이 있는 곳과 바람이 없는 곳도 잔디의 모습과 성질이 다르게 마련이다.
퍼팅라인의 잔디 색깔이 달라보일 때가 있는데 홀(컵)을 향하는 순한 결의 경우는 밝은 빛을 띠게 되고 반대의 역결일 때는 짙은 녹색으로 보인다. 그린 밑에 있는 4곳의 배수구 위치와 상태에 따라 잔디결이 변하면서 볼의 속도와 방향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도 알아야한다.
그린을 파악하는 이런 종류의 지식이외 그린위의 룰을 숙지해야 큰 손해를 면할 수 있다. 1960년 전미(全美)오픈서 20세의 아마추어 골퍼인 잭 니클로스가 톱 프로골퍼인 벤 호건과 결승을 벌이고 있었다.
그린에 볼이 떨어져 생긴 흔적을 벌타없이 고칠 수 있다고 개정된 골프 룰을 몰라 우승을 놓친 니클로스를 보면서 호건은 중얼거렸다.
『저 친구가 「작은 지혜」를 터득하게 되는 날 무서운 골퍼가 되겠구만』.【강화병원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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