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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콘/기상정보가 곧 돈/기후가 매출 40% 영향
입력1997-05-08 00:00:00
수정
1997.05.08 00:00:00
이의춘 기자
◎날씨마케팅에 총력전/“정확한 예보라면야 수억원도 안아깝다”지난 94년 1월 만도기계의 위니아에어컨 상품개발팀은 일본기상대의 장기예보를 일본의 한 기상정보전문업체에서 입수했다.
유난히 더운 여름이 될 것이라는게 결론이었다. 위니아 개발팀은 최고경영진에 이같은 정보를 보고하고 생산량을 전년보다 50% 이상 늘릴 것을 건의했다. 경영진은 곧바로 물량확대를 결정했다. 그것은 모험이었다.
날씨산업은 하느님과 동업을 해야 성공한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
그렇지만 만도의 「모험」은 성공했다. 봄이 끝나기 무섭게 찌는 듯한 이상고온현상이 지속되면서 에어컨이 불티나게 팔렸다.
반면 D공조는 반대의 길을 걸었다. 지난 92·93년 2년째 이상저온에 따른 재고로 고전하는 상황에서 이 회사는 생산물량을 절반수준으로 줄였다.
에어컨과 같은 날씨산업에서 기상마케팅이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지를뚜렷하게 보여준다. 사업의 성패는 물론 기업의 존폐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 그래서 날씨제품은 소극적인 생산으로 매년 품귀와 재고누적의 악순환을 빚기도 한다.
에어컨 판매에서 날씨가 차지하는 비중은 15∼20% 수준. 하지만 이상고온이나 이상저온 등으로 여름날씨가 널뛰기를 할 경우 최고 40%까지 판매에 영향을 미친다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업체들이 한해 영업을 좌우하는 날씨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에어컨 업체들이 날씨마케팅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이처럼 날씨가 에어컨판매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고 있는데다 90년대들어 이상저온과 이상고온현상이 반복됐기 때문이다.
예컨대 92, 93년 이년째 여름철 이상저온이 지속돼 업체마다 에어컨 판매부진으로 큰 고통을 받았다. 이때 각사마다 쌓인 재고를 처분하기위해 사내판매가 유행했고, 덤핑상가 상인이 재고를 처분하고 그 대금을 갖고 외국으로 도피하는 사건도 일어났다.
국내 업체들이 활용하는 날씨 데이터는 주로 한국기상청과 일본 기상대를 비롯 미군의 오끼나와기지와 괌기지의 기상정보 등이다.
이 가운데 한국기상청자료는 3개월치 중기예보를 활용하지만 정확성이 떨어져 참고용으로만 쓰고있다. 가장 신뢰성이 높은 자료는 일본기상대의 중장기예보. 만도기계가 94년에 짭짤한 재미를 본 데서 알 수 있듯이 일본기상대 예보는 정확하기로 정평이 나있다.
이들 국내외 국가의 기상대로부터 ▲여름온도가 얼마나 올라갈 것인가 ▲더위는 얼마나 지속될 것인가 등을 알아내는 것이 상품기획팀의 중요한 일이다.
국내업체의 경우 삼성전자는 오끼나와와 괌기지의 날씨자료를 주로 이용하고, LG전자는 이들 공식적인 자료외에도 신뢰성이 상당히 높은 자료를 이용하고 있다.
이 회사는 한해 날씨정보 입수에 1억원 가량을 투입하고 있는데 정보를 받는 기관은 절대 밝힐 수 없다는 입장. 날씨가 사업성패를 가늠하는 산업의 특성이 가져오는 또다른 경쟁을 보여주고 있다.<이의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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