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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 해외유출 규제 '구멍 숭숭'

외국서 국내담보로 돈빌려 고급주택 구입가능<br>부유층 재산도피 급증등 부작용 심화

자본 해외유출 규제 '구멍 숭숭' 외국서 국내담보로 돈빌려 고급주택 구입가능부유층 재산도피 급증등 부작용 심화 • 편법 안통하게 현실적 제도정비 시급 • 美서 골프스쿨 열어 한국학생 데려와 강의 • 친인척 명의 부동산 사면 국내통계 안잡혀 국내에 거주하는 김모(43)씨는 최근 미국에 골프여행을 갔다가 부동산 계약을 하고 돌아왔다. 그는 “해외에 있는 부동산을 사려고 눈치 보며 돈을 보낼 필요가 없다. 현지에 있는 은행에서 대출받으면 간단하다”고 말했다. 김씨가 출국할 때 가져간 돈은 단돈 2,000달러. 부동산 구입에 필요한 자금은 국내에 있는 아파트를 담보로 미국의 한 한국계 은행에서 대출받았다. 김씨는 장기체류 중인 친척 명의로 부동산을 샀기 때문에 한국은행에 신고할 필요도 없었다. 최근 들어 김씨처럼 해외에 거액의 자금을 빼가는 자산가가 급증하고 있다. 금융감독위원회가 1인당 10만달러 이상 해외송금액에 대해 조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1달러도 가지고 나가지 않아도 해외에서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이 있다는 점에서는 큰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정부가 지난 98년 외국환거래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신고만으로 일정액 이상의 해외송금을 자유화한데다 은행의 글로벌화로 국제적인 자금이동이 자유로워졌기 때문이다.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에 유출된 개인자금 규모는 182억7,630억달러로 3년 전인 2000년의 114억2,800억달러에 비해 60% 가까이 늘었다. 유학비용으로 송금된 돈도 부동산 구입에 이용되고 있다. 중국 베이징에서 초등학생과 중학생 자녀 2명을 공부시키고 있는 송모(42)씨는 매년 유학자금으로 송금한 20만달러 중 남은 자금으로 얼마 전 40만달러짜리 고가 아파트를 매입했다. 송씨는 유학자금은 증여세를 물지 않는 점을 활용했다. 정부는 최근의 개인자금 유출이 상대적으로 규모가 적고 대규모 자금이탈은 없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부유층의 자금이탈이 대규모화할 경우 가뜩이나 국내소비가 부진한 가운데 해외에서 돈을 펑펑 쓰는 이중구조가 심화할 것으로 우려된다. 이희원 한국은행 외환심사팀 차장은 “주식과 마찬가지로 부동산도 외국인 유입이 내국인 유출보다 많다”며 “개인이 해외 부동산을 사는 것은 투자라기보다 재산세를 회피하기 위한 투기에 가까워 보이며 개인이 정당하게 투자할 수 있는 간접투자 여건이 조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열기자 mykim@sed.co.kr 입력시간 : 2004-08-22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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