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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원화채권 보유 3개월째 줄어

8월 잔액 102조6,000억

"한국서 빠져나가려는 신호"

"재투자 탐색중" 분석 맞서


외국인의 원화채권 보유량이 지난달까지 3개월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자금이 신흥국에서 빠져나가는 흐름 속에 한국 시장에서도 발을 빼는 전조라는 분석과 한국 경제의 차별화된 거시건전성을 감안해 단기적으로 재투자 시점을 기다리는 것이라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외국인이 보유한 원화채권 잔액은 102조6,000억원으로 전월에 비해 약 4,000억원가량 줄었다. 지난 7월 약 2조6,000억원이나 줄었던 것에 비해서는 감소세가 크게 둔화됐지만 3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이에 따라 외국인 보유 원화채권 규모는 올해 5월 말 약 106조원을 기록한 후 지난달까지 총 3조4,000억원 감소했다.

시장에서는 최근 외국인의 주식매도와 맞물려 외국인이 한국 자본시장 비중을 지속적으로 줄이고 있는 과정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박혁수 대신경제연구소 채권팀장은 "중국발 금융 쇼크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시기 임박으로 신흥국 투자 기피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한국 채권도 팔아치우고 있는 것"이라며 "신흥국도 달러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한국 등 대외 투자자금을 회수하면서 외국인의 원화채권 순투자가 부진하다"고 분석했다.



태국·말레이시아 등 신흥국처럼 급격한 자본유출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외국인이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감안해 만기상환으로 돌려받은 자금을 바로 재투자하지 않고 잠시 현금으로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은 외환보유액이 4,000억달러에 육박하는데다 단기 외채 비중도 낮아 다른 신흥국들과 차별화됐고 기준금리 추가 인하 기대감이 살아 있어 원화채권 투자매력이 여전하다는 주장이다.

신홍섭 삼성증권 책임연구위원은 "거시건전성에 큰 문제가 없는 상황에서 글로벌 자금이 급격히 유출될 것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신동준 하나금융투자 이사는 "올 4·4분기 중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2.10%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글로벌 자산배분 포트폴리오에서도 선진국 주식과 함께 국내 국고채의 투자 선호도가 가장 높게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시장전문가들은 9월 이후 자금흐름이 앞으로의 향배를 가를 것이라는 전망에는 이견이 없다. 박 팀장은 "외국인이 보유한 원화채권 중 이달에 만기가 돌아오는 4조원을 재투자하는지에 주목해야 한다"며 "이달 말 자금흐름에 따라 앞으로의 방향을 예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정범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원화채권 보유량이 16조7,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중국의 경기가 급격히 악화되면 자본유출 압력이 높아질 위험이 있다"며 "중국 정부의 대책과 이달 중국의 경제상황을 면밀히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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