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밀양' '숨' 수상 여부 주목<br>경쟁작 22편 출품… 거장-젊은 감독 신구조화 이뤄<br>비경쟁 부문은 마이클 무어 '시코'등 반미영화 눈길
| 이창동 감독 '밀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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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덕 감독 '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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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5월이면 프랑스 남부는 영화 열기로 들썩인다. 세계 최고 수준으로 꼽히는 칸 영화제가 지중해 연안의 작은 휴양도시 칸에서 열리기 때문. 올해는 영화제 60주년을 맞아 16일부터 27일까지 22편의 경쟁작을 비롯해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한 영화들이 세계 각국으로부터 몰려온다.
특히 올 영화제가 기다려지는 것은 경쟁작 중 우리 영화가 당당히 두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서다. 이창동 감독의 '밀양'과 김기덕 감독의 '숨'이 나란히 경쟁부분에 진출해 낭보가 기대되고 있다.
◇경쟁작 22편, 적절한 신구조화 이뤄= 지난달 19일 발표된 칸 영화제 경쟁부분은 신구의 조화가 그 어느 때보다 잘 이루어졌다. 에밀 쿠스트리차, 쿠엔틴 타란티노, 구스 반 산트, 김기덕, 이창동 등 주요 영화제에서 작품상ㆍ감독상을 거머쥔 거장들과 세계 영화계에 첫 선을 보이는 젊은 감독들의 영화가 적절히 조합됐다.
쿠엔틴 타란티노는 연쇄살인을 소재로 한 영화인 '데쓰프루프(Death Proof)'를, 에밀 쿠스트라차 감독은 며느리감을 찾는 세르비아 노인에 대한 이야기인 '이것을 나에게 약속해(Promise Me This)'를 각각 출품한다.
미국 콜롬바인 고교 총기 난사를 다룬 영화 '엘리펀트(Elephant)'를 통해 그랑프리를 수상 한 바 있었던 구스 반 산트 감독은 이번에도 10대가 우연히 경비원을 살해하는 이야기인 '패러노이드 공원(Paranoid Park)'을 선보인다.
이란의 마르자네 사트라피, 터키계 독일인 파티흐 아킨, 루마니아의 크리스티안 문기우 등의 젊은 감독들은 이번 칸 영화제가 야심차게 소개하는 젊은 감독들. 이들은 이전에 주요 영화제에 출품한 경험이 없는 세계 영화계의 '새로운 피'다.
◇ '밀양', '숨' 수상가능성 높아= 이번 칸 영화제는 경쟁부문에선 한국의 두 거장 이창동, 김기덕 감독의 수상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창동 감독은 베니스('오아시스'), 김기덕 감독은 베를린('사마리아')과 베니스('빈집') 등의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하며 이미 세계 영화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데다 올해는 경쟁부문에 특별히 눈에 두드러지는 아시아 영화가 없다는 점이 더 그렇다. 특히 '밀양'은 최근 해외 언론들이 전도연의 연기를 극찬하는 등 호평이 이어지고 있어 수상 가능성이 주목된다.
◇비경쟁부문에선 반미영화들 눈길= 비경쟁 부문에선 미국을 비판하는 반미성 영화들이 많은 점이 드러나는 특징이다. '관타나모로 가는 길'로 미국의 포로학대문제를 비판했던 영국의 마이클 윈터보텀 감독은 미국 기자 다니엘 펄이 파키스탄에서 참수된 사건을 다룬 '마이티 하트(A Mighty Heart)'를 갖고 비경쟁 부문에 참가한다.
2004년 황금종려상 수상작 '화씨 9/11'로 부시 미 대통령을 마음껏 조롱했던 마이클 무어가 이번에는 '시코(Sicko)'를 통해 부시 정권의 보건 정책을 비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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