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이 내년 초 대한투자증권 인수와 함께 금융지주회사 설립을 본격화해 늦어도 7~8월에는 지주사를 출범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위해 그 동안 취약 부문으로 지적돼온 카드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카드사를 인수하거나 새로 설립해 금융 자회사에 편입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외국인 주주들의 동의와 비은행 부문 확대 노력이 계획대로 진행될 것인지 여부가 금융지주사 출범시기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21일 금융계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최근 이 같은 지주회사 설립계획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체제전환 작업에 착수했다. 실사를 마친 뒤 막바지 가격협상과 사후보전협상을 벌이고 있는 대한투자증권 인수는 내년 초까지는 마무리할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특히 카드 부문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카드사 인수를 본격 추진하고 있다. 금융계에서는 하나은행이 1~2개의 카드사를 인수해 대형화하는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고 추측하고 있다. 증자 문제로 다시 논란이 되고 있는 LG카드를 포함해 국내 굴지의 카드사도 인수 검토 대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들 카드사 인수가 어려울 경우 해외 파트너와 함께 유통ㆍ통신업체의 카드 부문을 인수한 뒤 카드사업부를 분사해 새로운 카드사를 설립하는 방안도 대안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업계는 이 방안이 가장 유력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김종열 기획담당 부행장은 이와 관련, “하나은행의 카드사업 부문이 약한 것은 사실”이라며 “지주사 출범에 맞춰 해외 파트너와 함께 해외 유통ㆍ통신업체의 카드 부문을 이용해 카드사업을 대대적으로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하나은행은 또 위탁경영을 맡고 있는 코오롱캐피탈 지분도 50% 이상으로 늘려 오토리스와 할부금융 등 소비자금융을 강화할 계획이다. 김 부행장은 “대투 인수작업이 끝난 직후 금융지주사 설립작업에 들어가 금융지주와의 지분정리를 위한 각 계열사의 이사회와 주주총회 등을 거쳐 늦어도 내년 하반기에는 지주사를 출범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하나은행이 지주사를 출범시키기 위해서는 적지않은 난제를 풀어야 할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우선 66%에 달하는 외국인 주주들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것이 선결과제다. 주총의 특별결의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과반수 출석에 출석주주 3분의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또 카드사업 강화와 함께 방카슈랑스의 확대시행에 대비해 보험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도 해결해야 할 사안으로 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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