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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화 어떻게 되나

증시·위앤화등 걸림돌… 급격한 하락은 없을듯 최근 달러화의 약세가 심상치 않다. 유로(Euro)화에 대한 달러화의 가치가 지난 2000년 초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데 이어 일본 엔화에 대해서도 120엔을 위협하고 있다. 이렇듯 달러화가 약세로 돌아선 직접적인 원인은 새로운 미국의 경제팀 출범으로 '달러화 강세' 정책이 변화할 가능성이 제기된 데다 이라크 대량살상무기 관련 사찰 보고서에 대해 미국과 영국이 강경한 자세를 보인 데서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달러화의 약세가 추세로 굳어질 지의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정책적인 관점에서만 살펴본다면 분명히 '달러약세'의 가능성이 높아진 것은 분명하다. 폴 오닐 전임 재무장관에 비해 새로운 경제팀은 달러화 강세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부족한 것으로 판단되며, 또한 내년 초부터 시작될 강력한 경기부양정책을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해서라도 다소간의 달러 약세는 미국 정책당국이 바라는 부분일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 11월 생산자 물가가 전월대비 무려 0.4%나 하락하는 등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물가하락의 압력은 달러화 약세의 매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동아시아, 특히 중화권 국가의 수입시장 점유율이 날로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달러화의 약세로 나타날 수입물가의 상승은 미국 경제로서는 상당히 큰 이익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우선 미국 기업들은 강화된 가격경쟁력을 이용해 수출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할 수 있게 되며 수입물가의 상승으로 인해 디플레이션의 위협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게 된다. 더욱이 이라크 전쟁의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달러화 자산을 보유하기보다는 원유나 금과 같은 안정자산을 더 선호하는 국제자금의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도 최근 달러 약세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듯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달러화의 약세가 '추세'로 굳어지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걸림돌을 제거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먼저 자국의 통화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싶은 나라가 미국만은 아니라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지난 12월 초 일본 정책당국자가 엔ㆍ달러환율의 적정 수준이 140~150엔이라는 폭탄발언을 통해 적극적으로 엔화의 약세를 유도한 것처럼 미국의 일방적인 의지로 환율은 움직일 수 없는 것이 국제 외환시장의 현재 상황이다. 더욱이 일방적인 달러화의 약세를 가로막는 걸림돌은 바로 주식시장의 상황이다. 최근 달러화의 가치와 주식시장의 관계를 살펴보면, 매우 밀접한 정의 관계가 성립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면 주가가 하락하며, 반대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 주가도 반등하는 것이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미국 주식시장의 사실상의 대주주가 외국인 투자자이기 때문이다. 지난 9월까지 외국인 투자자의 미국 주식에 대한 순매수 규모는 무려 369억 달러에 달한다. 그러나 이마저도 작년의 1,409억 달러와 2000년의 1,877억 달러에 비하면 순매수의 강도가 크게 떨어진 것이다. 결국 외국인투자자의 주식 순매수 강도 약화가 올 한 해 미국 주식시장을 부진의 늪에 빠뜨린 중요한 요인으로 거론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환율이 주식투자의 규모를 좌우하는 것은 아니지만 통화가치가 추세적으로 떨어지는 나라에서 주식을 공격적으로 사들이기란 어려운 일일 수 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미국에 강력한 '물가하락'의 압력을 주고 있는 국가가 중국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중국 위안화와 미 달러화의 교환비율이 고정되어 있는 상황에서 달러화 약세의 효과는 제약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이 같은 복잡한 대내외적인 요인을 감안할 때 달러화의 급격한 약세가 지속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판단된다. 미 정책당국의 달러약세 의지가 어느 때보다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달러화 약세의 기조는 유지되겠지만 주요 국가간의 경쟁적인 평가절하를 가져오지 않는 선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달러화 약세가 한국 수출의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은 희박할 것으로 예상되며 내년 증시에서의 수출관련주의 상대적인 강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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