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미디어와 베니건스 등 비식품 계열사를 잇따라 정리한 오리온그룹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오리온은 계열사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해외서 과자사업을 대폭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오리온그룹은 지난 23일 바른손게임즈에 패밀리레스토랑 베니건스를 매각했다. 오리온은또 지난해 12월 케이블TV업체 온미디어를 CJ그룹에 3,219억원에 넘겼다. 이에 앞서 오리온은 2006년 편의점업체 바이더웨이, 2007년 영화관업체 메가박스를 팔며 엔터테인먼트ㆍ외식사업을 정리했다. 현재 오리온의 식품 이외 계열사는 스포츠복권사업을 하는 스포츠토토와 영화제작ㆍ배급사인 쇼박스, 건설업체인 메가마크 등에 불과하다. 메가마크는 서울 청담동과 흑석동에 고급 빌라를 분양 중인데 청담동의 경우 3분의1 정도의 물량이 미분양인 상태로 다소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오리온이 이처럼 엔터테인먼트와 외식사업을 대거 정리한 것은 국내 시장에서 이들 업종의 성장성이 한계에 직면했다고 판단했기 때문. 실적이 부진한 영화와 케이블TV, 외식사업을 회복시키려면 일정 부분 투자가 필요한데 국내 시장 규모를 감안하면 투자보다 매각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룹의 전체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에 들어간 오리온은 앞으로 해외 제과사업을 핵심 동력으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해외실적을 포함해 매출 1조원을 넘김 오리온은 해외와 국내의 제과 매출비율이 51대49로 해외 매출이 처음으로 국내 매출을 앞질렀다. 오리온은 온미디어 매각을 통해 확보한 3,000억원 중 일부를 해외 제과공장 설립에 투자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 중국 내륙 쪽에 공장 신설을 검토하고 있다. 오리온의 한 관계자는 "현재 중국 공장은 베이징ㆍ상하이ㆍ광저우 세 곳인데 모든 라인이 풀가동되고 있고 공장들이 모두 해안 쪽에 있어 내륙시장 공략을 위한 공장 신설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오리온은 앞으로 3~4년 안에 중국에서만 매출 1조원을 넘긴다는 목표다. 또 독립국가연합(CIS) 진출을 염두에 두고 사업실적이 부진한 러시아에 공장을 신설할 가능성도 있다. 10년간 오리온을 이끌어온 김상우 사장을 최근 러시아법인장으로 발령 낸 것도 러시아시장 공략을 염두에 둔 포석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인구는 적고 경쟁업체는 많은 국내 시장보다는 매년 40~50%가량 성장하는 해외시장에 한정된 자원을 투자해 글로벌 식품기업으로 도약 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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