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 등 주요 LCD업체들이 미국에서 LCD패널 가격 담합 혐의로 집단소송 위기에 직면했다. 13일 관련업체 및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 로펌들은 ‘세계 주요 LCD업체들이 지난 1996년부터 2006년까지 미국시장에서 가격을 담합해 소비자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끼쳤다’며 이달 5일 샌프란시스코 지방법원에 집단소송을 허용해달라는 내용의 고소장을 접수했다. 이들은 손해배상 대상으로 삼성전자ㆍLG필립스LCDㆍ히타치ㆍ샤프ㆍ도시바 등 한일 양국의 대형 LCD업체를 포함시켰다. 미 법원이 이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정식으로 집단소송을 제기할 경우 피해기간이나 시장규모 등을 감안할 때 업체별로 수억달러대의 손해배상 합의금을 물어야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집단소송 움직임은 지난해 12월부터 미국과 한국ㆍ일본 등 세계 각국의 규제당국이 한국ㆍ일본ㆍ대만의 LCD업체들을 대상으로 가격담합 여부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후 나온 것이라는 점에서 관련업계를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원고 측을 대리하는 리처드 M 하이먼 변호사는 집단소송을 청구한 뒤 “지난 10년간 LCD업체들이 가격인상을 포함해 시장가격을 조작해왔다”며 “세계 최대 업체들이 가격을 정하고 유지하는 데 동의하면서 공급을 제한했다”고 주장했다. 브루스 L 사이먼 변호사 역시 “연간 1,000억달러 이상인 LCD산업의 규모에도 불구하고 소수의 기업들이 시장을 지배하면서 가격을 통제해왔다”고 막대한 소비자 피해를 강조했다. 이들은 소장에서 LCD업체들이 협회나 위원회 등을 통해 LCD가격을 논의했으며 ▦특정 수준으로 가격을 정하거나 가격인상 합의 ▦인위적 가격인상을 위한 LCD 생산량 불법 조절 ▦시장가격을 무시한 일방적 판매행위 등으로 소비자에게 피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현지 법조계에서는 내년 4월30일로 예정된 청문회에서 집단소송이 최종적으로 받아들여질 경우 소송합의금이 천문학적인 숫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지난해 D램 가격 담합 협의로 집단소송이 제기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합의금으로 각각 6,700만달러와 7,300만달러를 지급했다. LCD 시장규모는 D램 시장의 3배 이상에 달해 합의금도 D램 소송 때보다 훨씬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LCD업체들은 한국ㆍ일본ㆍ유럽ㆍ미국 등의 정부 기관으로부터 집중적인 반독점 조사를 받는 데 이어 민사소송까지 치러야 하는 2중고에 시달릴 전망이다. 이에 대해 국내 LCD업체의 한 관계자는 “아직 소송 여부가 최종 결정된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특별히 언급할 것은 없다”면서도 “법원의 공식 절차에 따라 변호사 선임 등 구체적인 대응 여부를 결정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