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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발목잡는 상표권 분쟁

지재권 인식 부족해 등록률 낮아

동종 업체·대기업·해외기업 등 시장확대에 마찰 범위·대상 늘어

부동산 직거래 서비스를 제공하는 두꺼비 세상의 유광연 대표는 상표권 등록을 추진하다 뜻밖의 난관에 부딪쳤다. 대기업인 진로가 두꺼비를 주요 산업분야에서 사용하지 못하도록 미리 등록을 해뒀기 때문이다. 유 대표는 소송비용이 약 1,000만원에 달해 신생 기업으로서 적잖이 부담은 됐지만 '헌집 줄테니 새 집 준다'는 콘셉트로 이끌어온 회사를 이제 와서 포기할 수 없다는 판단 아래 특허심판원에 불사용 취소 심판 소송을 제기했다. 진로가 부동산 분야에서 사용하지 않는 상표권을 못쓰도록 하는 것은 지나친 처사라는 이유에서였다. 그 결과 유 대표는 지난달 소송에서 최근 승리하며 상표권을 획득하게 됐다.

8일 벤처업계에 따르면 다양한 영역에서 스타트업 기업이 속속 등장함에 따라 상표권 분쟁이 광범위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 같은 분쟁은 국내외 대기업은 물론이고 같은 업종의 스타트업 기업간에도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부동산 중개앱을 운영하는 '직방'과 '다방'은 동종 업계 간에 분쟁이 일어난 대표적인 사례다. 발단은 직방이 다방, 꿀방 등 주요 경쟁업체들의 상표권 등록을 추진하면서 시작됐다. 특히 다방의 경우에는 상품분류코드 중 대분류에 해당하는 금융업, 부동산업, 무역업이 포함된 '상품 제 36류'와 전자통신이 관련된 '상품 제 9류'에서 각각 하나의 중분류에만 상표권 등록을 해놓은 상태였다. 이를 알아챈 직방이 나머지 중분류 항목에서 '다방' 이름으로 상표권 출원을 먼저 시도했던 것. 이에 다방이 이의를 제기한 결과 직방은 36류에서는 출원이 무산된 반면 9류에서는 출원에 성공하고 상표권 등록을 눈앞에 두고 있다.

스타트업 기업이 국내외 대기업과 상표권 전쟁을 치른 경우도 적지 않다. 한방차 업체 오가다와 아모레퍼시픽의 분쟁, 미국 글로벌 의류업체 GAP의 국내 소셜벤처 한국갭에 대한 이의제기, 썬데이토즈와 굳앤조이의 소송전 등이 대표적이다.



이처럼 상표권 분쟁이 빈번해진 배경으로는 스타트업의 관심 부족과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 기업과 산업의 성장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 등이 꼽힌다.

장동규 리앤목 변리사는 "스타트업의 특허 등록률은 대기업에 비하면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전반적으로 지식재산권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며 "아울러 상표권의 경우 출원과 심사비용이 특허권이나 디자인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보니 소위 말해 '딴지걸기' 전략으로 기업들이 이용하기에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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