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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제 혁명] 재래시장, 아직은 “현찰이 최고”
입력2003-08-31 00:00:00
수정
2003.08.31 00:00:00
신용카드 결제가 일반화되고 있는 요즘에도 동대문이나 남대문 등 재래시장에서는 `현금`이 최고다. 정책적으로 모든 패션몰에 신용카드 단말기를 설치하고 카드 결제가 가능하도록 인프라를 갖춰 놓았지만 실제로 장사를 하는 상인들은 자신들의 매출이 투명하게 노출되는 것을 극도로 기피하고 있는데다 카드사에 지급하는 수수료가 높다는 이유로 여전히 현금 결제를 선호하고 있다. 때문에 상인들 가운데 상당수는 매장을 찾는 고객에게도 노골적으로 현금 결제를 유도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시장 관계자들은 설명한다.
이 같은 이유로 현금에서 카드 중심으로 옮겨 가는 결제 체계의 변화는 재래시장에 적잖은 타격을 입히고 있다. 우선 재래시장 패션몰의 경우 백화점이나 할인점, 편의점 등 다른 유통업계에 비해 훨씬 높은 가맹점 수수료가 적용되고 있어 업계 전반에 걸쳐 비용 상승에 따른 경쟁력 상실의 요인이 되고 있다. 대형 유통업체들이 통상 2.0~3.5%의 수수료 혜택을 받는데 비해 재래시장 업체는 3.6~4.5%의 수수료율을 적용받고 있는 것. M쇼핑몰의 한 상인은 “경쟁업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수료율이 시장에 적용되고 있어 가격 경쟁력이 문제가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더 큰 문제는 가격을 깎아주면서까지 현금 결제를 유도하는 상인들의 관행 때문에 소비자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점이다. 한 시장 상인은 “현금 지불을 요구하는 상인과 카드 결제를 하려는 소비자간 실랑이가 벌어지거나 현금 결제와 카드 결제시 제품 가격을 다르게 적용하는 바람에 다툼도 자주 발생해 소비자 신뢰도를 떨어뜨린다”고 지적했다.
다만 신용카드 결제가 급속도로 확산됨에 따라 전체 매출에서 카드 결제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카드를 받아주지 않고는 장사에 큰 지장이 생기기 때문에 상인들 입장에서도 더 이상 고집을 피우기 어려워지고 있는 것. 실제로 동대문의 D패션몰이 최근 실시한 내부 모니터링과 고객 민원 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에게 현금 지불을 요구하거나 카드와 현금 결제간에 값을 다르게 책정하는 이중 가격 적용 사례는 올들어 전년대비 50%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서울시가 총 10억원을 들여 재래시장의 대표격인 남대문 시장에 전자결제와 인터넷 주문 등의 인프라를 갖춘 전자상거래시스템을 시범 운영하겠다고 발표, 머지않아 재래시장도 결제 선진화의 대열에 동참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뉴욕=김인영특파원 in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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