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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메타 칩' 경쟁력 있다
입력2000-12-15 00:00:00
수정
2000.12.15 00:00:00
'트랜스메타 칩' 경쟁력 있다
지난달 2일 IBM은 신생 반도체 업체인 트랜스메타(transmeta)의 크루소칩을 새로운 씽크패드 노트북에 장착하려던 계획을 백지화한다고 발표했다. 기업공개를 며칠 앞두고 나온 이번 결정은 트랜스메타에게 상당한 타격을 입힐 것으로 예상되었다.
현재까지 트랜스메타 칩을 사용하겠다는 회사는 이번에 계획을 취소한 IBM을 포함하여 소니, 히타치, NEC 등이 있다. 이 중에서 소니가 자사의 노트북 시리즈인 VAIO에 이 회사의 칩을 사용한 모델을 발표하였으며, 일본 최대의 개인용 컴퓨터 제조업체인 NEC도 이 칩을 내장한 모델을 내놓았다.
트랜스메타는 지난 95년 썬마이크로시스템즈의 프로세서 설계팀장이었던 데이브 디젤이 주축이 되어 설립한 마이크로 프로세서 제조업체이다.
트랜스메타가 발표한 이 칩의 가장 큰 특징은 전력을 조금만 사용한다는 것이다.
애플리케이션의 개별요구 전력량에 맞추어 프로세서의 속도 및 전압을 자동 조절, 전력 소비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것이다. 이로서 트랜스메타는 경량 노트북 시대를 열 수 있는 계기를 제공했다.
초기에 크루소 칩에 상당히 호의적이었던 IBM이 왜 이 칩을 채택하지 않았는지는 정확히 모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기대했던 만큼의 절전 효과가 없는 것이 가장 큰 이유로 보고 있다.
크루소칩을 사용한 첫 노트북인 소니의 바이오는 배터리 평균시간이 5.5시간으로 예상보다 절전효과가 크지 않았다. 당시 이 새로운 칩을 채용한 노트북의 진출은 시장의 관심을 끌었으나 전문가들의 평은 그리 좋지 않았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크루소칩이 배터리 수명은 연장시켰을지 몰라도 대신 속도가 희생됐고 2,300달러라는 값이 터무니없이 비싸다는 반응을 보였다.
트랜스메타의 앞날은 더욱 험난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대의 칩 메이커인 인텔은 절전형 칩 시장에서 트랜스메타의 추격에 쐐기를 박기 위해 저전력의 모바일 펜티엄3 칩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컴팩, 델등의 일부 대형 PC업체들은 크루소칩이 시장에 나왔을 때부터 별 관심을 두고 있지 않는 실정이다.
그러나 상황이 반드시 비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트랜스메타의 칩이 소니의 픽쳐북에서 처음 사용되었던 것에도 알 수 있듯, 무거운 것을 싫어하는 사용자들에게는 이 칩을 이용한 노트북이 확실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즉 작고 가벼운 것이 중요시되는 틈새시장(Nitch Market)에서는 충분히 경쟁력 있는 제품으로 평가 받을 것이다.
트랜스메타는 지난달 7일 미국시장에 데뷔하였다. 나스닥 시장이 약세라는 비우호적인 상황에도 불구하고 트랜스메타는 처음 주당 11~13달러 계획한 기업공개를 16~19달러로 변경했고 놀랍게도 최종 가격은 21불에서 낙찰되었다.
게다가 첫 거래된 7일 트랜스메타의 주가는 115.45% 상승한 45.25불로 마감하였다. 근래 들어 가장 성공적으로 평가 받는 이번 기업공개(IPO)로 트랜스메타의 시가총액은 단숨에 58억불에 육박했다.
최근 나스닥 시장의 약세와 크루소 칩을 탑재한 노트북에 대하여 리콜이 실시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트랜스메타의 주가는 하향세로 접어들고 있다. 하지만 크루소칩의 선전여부에 따라 트랜스메타의 주가는 물론이거니와 현재 인텔과 AMD에 의해 양분되어 있는 칩 시장에도 일대 변혁이 일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광수 씽크풀 투자전략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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