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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회장 납치사건' 범인은 前운전사

인터넷 통해 공범 모집…현장답사 등 치밀한 '범행모의'<br> "주식투자로 1억 빚져 범행" 진술

중소기업 회장 일가 납치사건을 수사중인 서울남대문경찰서는 12일 이 사건을 주도한 혐의로 피해자 장모(77) 회장의 전 운전사김모(31)씨를 서울에서 검거, 조사중이다. 경찰은 또 김씨와 인터넷을 통해 범행을 공모하고, 경기도 양평 납치장소에서범행에 가담한 공범자 6∼7명의 뒤를 쫓고 있다. 김씨는 그러나 사건 당일 다른 공범들에 의해 범행 모의에서 배제됐다며 혐의를강력히 부인하고 있으며, 냉동탑차 소유주 홍모(32)씨도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 송용욱 수사과장은 이날 수사 브리핑에서 "김씨는 유명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통해 범행에 나설 공범들을 모집한 뒤 홍씨 등을 만나 범행을 모의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들은 `완전범죄'를 꿈꾸며 사전에 장 회장이 등산에 나선 경기 양평 D콘도 일대 야산 현장을 수차례 답사하는 등 사전에 치밀한 범행준비를 했다고 경찰은밝혔다. 경찰조사 결과, 김씨는 지난해 7월 장 회장의 회사를 그만뒀고 주식투자 등으로빚이 1억원에 달했으며 부인이 현재 만삭의 몸인 것으로 알려졌다. ◆ 범인은 회장 前운전사 = 경찰에 따르면 건설자재업체인 B사의 장 회장 일가납치사건은 장 회장의 전 운전사 김씨가 치밀하게 짠 범행 시나리오에 따라 주도면밀하게 이뤄졌다. 경찰은 이날 새벽 1시10분께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에서 김씨를 검거, 범행 일체를 자백받고 남대문경찰서가 아닌 시내 모 경찰서에서 조사를 벌이고 있다. 지난해 7월까지 장 회장의 운전사로 일한 김씨는 그동안 주식투자 등으로 진 빚이 1억원에 달하자 빚을 갚기 위해 장 회장을 범행 대상으로 택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김씨는 범행 직후 행방을 감추었으나 김씨와 범행을 모의하려다 포기한 제보자가 언론보도를 통해 소식을 듣고 경찰에 제보해 붙잡혔다. 그러나 김씨는 경찰에서 "평소 장 회장에 대한 개인적인 원한은 없었고 정해진시간 외에 수시로 근무해야 했기 때문에 일을 그만뒀을 뿐"이라며 "범행을 모의한것은 사실이지만 실제 범행은 하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 인터넷 통해 공범 모집 = 경찰은 그러나 범행을 주도한 김씨가 유명 인터넷포털사이트에 범행계획서를 올려놓고 공범 모집에 나서는 등 치밀한 범행 시나리오를 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가 인터넷 사이트에 `같이 일할 사람 급구 2명ㆍ5천 보장,멋지게 한탕' `관심있으신 분 연락처 남겨주세요' 등의 글을 올렸고, 이를 보고 2명이 연락을 해왔으며, 다른 4∼5명이 가담하면서 범행모의가 시작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씨의 제의에 호기심을 가진 20, 30대 2명이 김씨와 접촉하기도 했지만이들은 범행을 포기했으며, 오히려 언론을 통해 사건 소식을 접하고 김씨를 경찰에신고해와 검거할 수 있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인터넷을 통해 동반 자살할 사람을 모집하거나 성매매를 알선하는등 병폐가 있기는 했지만 납치사건 범행을 위해 인터넷에서 공범을 모집하기는 드문일"이라고 말했다. ◆ 현장 수차례 사전답사 = 피해자 장 회장의 전 운전사였던 김씨는 장 회장의일정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기 때문에 공범들과 수차례에 걸쳐 경기 양평의 등산로현장을 사전답사까지 한 것으로 경찰조사 결과 드러났다. 사건 당일 김씨 등은 장 회장 일가가 등산을 시작하기 직전 나타나 이들을 납치한 뒤 서울로 이동하면서, 장 회장의 아들에게 전화로 피랍사실을 알리고 "몸값 5억원을 내놓을 것"을 요구했다는 것. 이들은 회사의 본사가 있는 서울 중구 소공동의 주거래은행 인근에서 장 회장의 아들 등 회사 관계자들로부터 `몸값'을 받은 뒤 남산 3호터널 인근에서 인질들을풀어주고는 강남쪽으로 달아났다. ◆ 사이버 수사에 주력 = 경찰은 김씨와 공범들이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만난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사이버 수사를 중심으로 나머지 범인들 검거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경찰은 또 범행에 사용된 냉동탑차가 서울 강남구 신사동쪽에서 발견됨에 따라지문감식도 실시하고 있다. 특히 경찰은 이들의 범행모의 장소가 사이버 공간이고 김씨와 공범들이 수차례에 걸쳐 쪽지 등을 통해 인터넷 사이트를 활용한 점에 주목, 온-오프라인의 `교차수사'를 병행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은 범행모의를 한 뒤 50만원씩 갹출해서 냉동탑차를 구입했다"면서 "이 냉동탑차는 속칭 `대포차'로 드러났고, 휴대전화도 `대포폰'으로 활용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김씨에 대한 수사를 벌인 뒤 혐의가 확실히 밝혀지면 강도상해 혐의로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박상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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