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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15명중 8명이 장애인 '코지라이프'
입력2001-04-19 00:00:00
수정
2001.04.19 00:00:00
가족적 분위기 '마음의 장애' 없어"저희 회사에서 장애인은 특별한 존재가 아닙니다. 함께 일하고 생활하는 동료일 뿐이죠."
인터넷을 통해 장애인용품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직원 15명의 조그만 회사. 하지만 이곳엔 장애인을 가로막는 문턱도 없고 마음의 장애를 가진 사람은 더더욱 없다.
서울 광진구 군자동에 위치한 35평 남짓한 코지라이프(www.cozylife.com)는 얼핏 봐서는 여느 벤처기업과 다를 바가 없다. 그러나 전체 직원 가운데 절반이 넘는 8명은 모두 지체ㆍ청각ㆍ언어(뇌성마비) 등 1ㆍ2급 중증장애인들이다.
지난해 7월 이 회사를 설립한 이석형 사장(41ㆍ서울장애인연맹 부회장)도 역시 소아마비를 앓아 휠체어에 몸을 의지하고 있는 1급 장애인이다.
장애인의 날을 하루 앞둔 19일 이 사장은 "장애는 차별이 아닌 차이"라며 "직원채용 때도 특별한 분야가 아니면 장애인을 우선적으로 뽑지만 일하는데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말로 우리사회의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꼬집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한데 어울려 생활하다 보니 어려운 점도 있는 게 사실입니다. 우선 사무실 임대부터 엘리베이터, 주차장, 계단, 실내문턱 등 많은 것에 주의를 기울일 수 밖에 없습니다"
이 사장은 "우리사회에서 장애인들을 고용하며 사업을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면서 "하지만 내 자신도 장애인이다 보니 그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사회구성원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직원들은 한결 같이 이 회사의 분위기를 '가족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청각장애인들을 위해 사내 회의를 채팅으로 할 때도 있고 회식은 언제나 회사주변에서 해결한다고 한다.
일반 업체에서 일하다 이곳으로 자리를 옮긴 2급 청각장애자인 웹디자이너 장유선(27)씨는 "이 회사는 한마디로 장애를 이해해주는 곳이어서 일하기가 훨씬 수월하다"며 말했다.
또 하지지체장애를 갖고 있는 신현종(49)씨는 "회사안에서 장애인은 결코 특별한 존재가 아니다"며 "장애인용품 판매라는 것도 단순히 신체를 편리하게 하는 것을 넘어 자립심을 키워주는 하나의 도구라는 점에서 일에 보람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 사장의 부인인 이경미(34)씨도 이 회사의 직원. 장애인단체에서 인권활동을 하다 이 사장을 만나 사랑의 결실을 맺은 이씨는 비장애인이지만 '반장애인'이라고 자신을 표현한다
이 씨는 "남편과 외식이라도 할때는 꼭 1층에 있는 레스토랑밖에 찾아갈 수 없고 남편이 입장하기 힘들거나 곤란한 곳을 갈 수 없다"며 우리사회엔 장애인에 대한 동정심만 있을 뿐 배려는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코지라이프는 에이블데이타(www.abledata.co.kr)를 통해 각종 장애인 구직 등 정보를 제공하고 있고 에이블몰(www.ablemall.co.kr)에서는 휠체어, 진동시계 등의 장애인 용품을 소개, 판매하고 있다. 또 엘피지카(www.lpgcar.co.kr)는 장애인을 위한 자동차 구조변경, 운전보조장치, 휄체어리프트 등에 대한 견적 등을 제공하고 있다.
올 매출목표를 70억원으로 책정해 놓고 있는 코지라이프는 하반기부터 장애인단체 사무실에 초고속통신망 구축과 컴퓨터기기를 설치해 주는 작업을 통해 현재 비장애인에 비해 30%에 불과한 장애인의 정보화를 높이는데 앞장설 계획이다.
이 사장은 우리나라의 장애인 문제에 대해 "정부가 단순히 가정과 전문가에만 맡기고 있는 협소한 시각을 버리고 근로ㆍ노동ㆍ교육 등 인권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영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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