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ㆍ29부동산대책 이후 수도권 아파트경매시장이 '반짝 상승세'로 반전해 추가 회복 여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대책이 나온 후 진행된 경매에서 입찰 경쟁률이 크게 높아지고 낙찰률도 비교적 큰 폭으로 뛰었다. 또 하락세를 거듭하던 낙찰가율은 상승 반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8ㆍ29부동산대책이 나온 후 진행된 경매가 많지 않아 아직 추세를 판단하기는 힘들지만 경매시장 분위기가 최악의 상황은 벗어난 것 같다"고 분석했다. 2일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8월30일부터 9월1일까지 3일간 경매가 진행된 수도권 아파트의 낙찰률은 40.9%를 기록해 8월1~29일의 낙찰률 32.3%보다 8.6%포인트 상승했다. 낙찰률은 전체 경매물건 중 새 주인을 찾은 비중으로 10개 물건이 경매에 부쳐지면 4개가 낙찰됐다는 뜻이다. 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중인 낙찰가율도 76.2%로 8월1~29일의 75.7%보다 소폭 상승했다. 낙찰가율은 2월 부동산시장 침체 이후 줄곧 하락세를 보여왔다. 또 같은 경매아파트에 응찰자가 몰리면서 입찰경쟁률이 예전보다 2배 이상 높아진 물건도 있다. 서울 노원구 중계동 염광아파트 59㎡형의 경우 7월에는 5명이 입찰해 2억3,810만원에 낙찰됐으나 8월30일에는 같은 면적의 아파트에 응찰자가 10명으로 늘어나면서 2억4,1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경기 안산시 초지동 호수마을아파트 119㎡형 역시 8월9일 입찰 당시 10명 응찰에 3억1,247만원에 낙찰됐으나 8월30일에는 14명이 응찰했고 낙찰가격도 3억1,410만원으로 약간 올랐다. 이같이 낙찰자가 몰리고 낙찰률도 높아진 데는 총부채상환비율(DTI) 폐지가 영향을 미쳤다는 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보통 경매시장에서 낙찰을 받으면 경락잔금은 낙찰일로부터 45일 이내에만 납부하면 된다. 이는 8월30일 아파트 낙찰을 받았더라도 폐지된 DTI에 따라 시중은행에서 돈을 더 빌릴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생긴 셈이다. 물론 제1금융권에서는 경락잔금 대출기준을 까다롭게 잡고 있고 경매 낙찰자들이 제2금융권을 통해 융자를 받는 경우가 많아 경매시장의 본격적인 회복 여부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강은 지지옥션 팀장은 "낙찰률이 크게 늘었지만 낙찰가율은 소폭 증가에 그친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부동산대책에 따른 기대감으로 응찰자가 늘어나도 낙찰가격까지 본격적인 오름세로 돌아서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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