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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 핫이슈] 경제지표 혼조국면 지속 당분간 동반강세 가능성
입력2003-06-29 00:00:00
수정
2003.06.29 00:00:00
최근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주식시장이 강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이번 강세장이 `중장기적인 추세(Secular Trend)`로 연결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기는 어려운 것 같다.
유수한 투자전략가들이 자신 있게 낙관론을 펼치지 못하는 데에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번째 이유는 지난 2000년 봄의 기술주 버블 붕괴 이후에도 나타난 몇 번의 랠리가 번번히 실패로 끝나, 일반 투자자 뿐만 아니라 전문가들까지 자신감을 많이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주식시장 못지않게 채권시장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낙관론자`의 입지 강화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듯 하다. 일반적으로 주가가 상승할 때에는 채권가격은 하락(=금리상승)한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최근의 채권가격 상승(=금리하락) 현상은 주식시장의 강세를 냉소적인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 투자자들이 상당하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제부터 이런 현상이 벌어지게 된 원인에 대해 자세히 살펴봄으로써 향후 주식시장의 미래를 점쳐 보도록 하자.
최근 미국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를 들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대 이라크 전쟁이 예상을 뛰어넘는 짧은 시간에 종결됨으로써 국제 원유가격을 하향 안정시키고 있는 데다, 달러화가 주요 선진국 통화에 대해 약세를 기록하면서 기업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 점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요인 외에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지속적인 물가하락(Deflation)의 위험을 지적하며 적극적인 경기부양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은 무시할 수 없는 요인으로 지목될 수 있을 것이다.
주식시장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이유가 어떻던 간에 중앙은행이 경기부양에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섰다는 것은 호재가 아닐 수 없다. 금리인하는 금리에 민감한 자동차와 주택부문 경기를 부양시킬 뿐만 아니라, 시중에 더 많은 자금을 풀리게 해 주식시장으로 새로운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을 높이게 된다.
반면 최근 채권시장의 참가자들은 중앙은행의 금리인하 움직임을 다른 각도에서 해석하고 있다. 즉, 금리인하를 비롯한 대규모 통화공급 확대 정책의 원인이 `물가하락`에 있다면, 이는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금리인하를 통해 물가하락 압력을 당장은 완화시킬 수 있지만, 지난 90년대 일본처럼 금리인하로 물가하락의 추세를 완전히 극복하기는 어렵다고 보고있다. 따라서 채권투자자들은 중앙은행의 금리인하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질 때, 오히려 채권을 사들이는 것이 올바른 투자전략이라고 판단하는 것이다.
특히 지난 95년 일본의 경험은 채권시장의 참가자들에게 채권금리 하락의 당위성을 설명하는 좋은 예다. 당시 일본경제는 90년 초부터 시작된 자산가격 버블의 붕괴와 엔화강세로 심각한 경제위기를 겪었다. 그러나 지나친 달러약세의 기조를 시정하기 위한 미·일 양국의 정책공조가 작용하면서 한때 80엔까지 떨어졌던 엔ㆍ달러환율은 6개월만에 120엔 수준을 회복해 일본경제에 큰 회복의 계기를 제공했다. 또한 일본 중앙은행은 심각한 디플레이션의 압력을 인정하는 한편 공격적인 통화공급 확대를 통해 난국을 타개하기로 결정했다. 물론 그 이후의 진행과정은 모두가 아는 바와 같다. 통화공급 확대 이후 일시적으로 주식시장은 강세를 보였지만, 일본경제 전반을 뒤엎고 있던 디플레이션 압력이 사라지지 않으면서 다시 주식시장은 약세로 돌아섰고 채권시장은 그 후 지금까지 강세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형편이다.
물론 미국 경제는 90년대 일본경제에 비하면 월등히 뛰어난 체력을 지니고 있어, 이런 파국적인 상황이 반복되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최근 나타나고 있는 전세계 채권시장의 동반 강세현상은 `디플레이션 `에 대한 투자자들의 두려움이 예상보다 훨씬 강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더욱이 세계 유일의 강대국임을 자임하는 미국조차 달러화의 약세를 통해 디플레이션 압력을 덜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은 채권투자자들의 비관적인 전망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따라서 최근 나타나고 있는 채권ㆍ주식시장의 동반 강세 현상은 채권시장과 주식시장 참가자들의 고집이 단기간에 꺾이기 어려운 만큼, 현 국면이 좀 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채권과 주식 양대진영의 입장 차가 정리되기 위해서는 `경기판단`을 좌우할만한 확고한 경제지표의 변화가 나타나야 하지만, 적어도 1분기 정도는 경제지표가 호전과 악화의 신호를 번갈아 내놓는 혼조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홍춘욱 한화투신운용 투자전략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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